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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혼의 꽃씨를 뿌리자
작성자손용익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15 조회수560 추천수3 반대(0) 신고

영혼의 꽃씨를 뿌리자. 

 


꽃씨 하나가 제법 모양을 찾아갈 때
옆구리에 잎사귀 하나 달고 솟아나
머리끝에 앙증맞은 눈망울을 터뜨립니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도 이와 같이
남몰래 가슴 내미는 일임이 아닐까요?

 

옛날엔 잠시 이별의 장면에서
두고두고 자기를 생각하라는 뜻으로
꽃씨 하나 정원에 심기도 했습니다.
그 시기에는 사랑하는 님 보내고 나서
꽃씨가 잎을 열고 꽃망울 피우고
나비와 벌이 찾아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간절한 그리움으로 님 돌아오시기를 기다리는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시절이었습니다.

 

세월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습니다.
어쩌면 날로 발달된 문명과 문화는
이러한 순수성을 잃어버리게 했는지 모릅니다.
허지만 우리의 마음 안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시대의 변화와는 맞지 않게 남아있습니다.

 

사랑하는 님과 마주하는 시간은 기쁩니다.
사랑하는 님과 마주하는 시간은 행복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합니다.


오늘은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내가 또 사랑해야 할 분을 생각하는
긴 침묵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빗 방을 하나 둘 창유리 벽을 타고 흘러내리며
한줄기 눈물길을 만들어 냅니다.
창밖에는 우산을 가볍게 들고 지나는 사람이 있지만
이 눈물의 자욱을 바라보지 못한 체
자신이 비 맞는 데만 급급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지나가는 저 사람들과는 기다리는 설렘도,
만남의 반가움도 없는 그저 스치는 인연일 뿐.
더 이상 아무런 인연이 되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런 날에는
노란 우산을 쓰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다정하게 자리하고 싶은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꽃씨 하나 정원에 심고
꽃을 피워내고 벌과 나비를 부르는
아름다운 마음을 바라고 계시는 분입니다.

 

내게 기쁨이 있으면 같이 기뻐해 주고
슬픔이 있으면 같이 슬퍼해 주는 분이며
내게 아픔이 있으면 같이 아파해 주며
어떤 투정도 다 받아주시는 분입니다.


나는 침묵 중에 생각합니다.
내게 이렇게 다정한 분이신데....
항상 나와 함께 있기를 원하는 분이신데...
나는 하루에 얼마나 당신을 생각하며
당신을 위한 꽃씨를 뿌리고 있는지?

 

정작 삶 속에서는 함께 하지 않으면서
이것저것 바쁘다는 이유로 핑계되다가
성당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당신을 찾고
당신과 눈이라도 마주치려는 바램을 가지는....
그러면서도 당신께 많은 것을 바라는 자신이
그저 부끄럽기만 합니다.


묵은 해가 가고 한 해가 새롭게 시작하는 날!
지난 해의 묵은 때는 말끔이 씻어버리고
앞으로는 당신을 향한 설레는 마음으로
당신을 맞이하고 언제나 반가운 마음으로
내 사랑하는 분을 맞이하겠다는 각오를 합니다.
그래서 당신을 그리는 오늘 이 시간에
영혼의 꽃씨를 마음의 정원에 심으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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