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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7. 순수한 침묵에 대하여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15 조회수765 추천수11 반대(0) 신고
 


 

순수한 침묵에 대하여


그대가 기도하는 동안
온갖 잡념에 빠져들지 않고
고요 속에 머물도록 깨어 있으라.
그러면 그대와 같이 보잘 것 없고
무지한 자를 동정하시는 분이 오셔서
그대에게 기도의 복된 선물을 주실 것이다.

 

(기도 69)

 


많은 사람들이 기도 중에 아름다운 형상을 보고 싶어 애를 쓰고, 그러다 예수님이나 마리아님을 만나기도 한다. 그럴 때 자신들이 특별하다고 느낀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 안에서 떠오르는 이미지에서 기쁨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지에 집중하면, 그것들은 하느님과 나 사이에 끼어든다. 하느님은 이미지 너머에 계신다. 하느님을 상상한 이미지가 내 마음을 그분께 들어올리는 데 중요하지만, 내 이미지들을 언젠가는 무시해야만 할 때가 온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단지 나 자신과 나의 관념만을 대하게 될 것이다.

 

하느님 앞에서 순수한 침묵을 지킬 때 그분에 관한 모든 생각이 멈춘다. 하느님에 대하여 생각하는 한 나는 그분에게서 분리된 것이고, 나와 하느님 사이에는 다리를 놓을 수도 없을 정도의 거리가 생기게 된다. 그 이미지들에 집중하는 한, 나는 내면적으로 나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이며, 나의 멋진 느낌들은 이런 이미지들이 유발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우리 자신이 진정한 침묵 속에서 하느님께 빠져들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에바그리우스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방문하셔서 인간을 위해 마련하신 가장 뛰어난 선물을 주시는데, 그것이 바로 기도라고 말한다. 에바그리우스에게 기도는 의무가 아니다. 기도야말로 있는 것 중에서 최고의 선물이며, 사람의 존엄성에 부합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도가 에바그리우스를 매혹시켰던 그 힘을 느낀다. 기도 중에 그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들어올리셨던 그 존엄성을 체험한 것이다.

 

인간이란 보잘것없고 초라하며, 늘 실패를 거듭하고 삶의 본질이 뭔지도 모르며, 상처를 입히고 또 입으며, 병들고 남을 괴롭히는 그런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과 하나가 되도록, 자신들의 영혼을 하느님께 들어올려 그분과 결합되도록 부르심 받은 존재이다. 그래서 인간의 가장 높은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항상 다시 새롭게 기도에 전념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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