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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애절한 당부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15 조회수772 추천수6 반대(0) 신고

 요한(13, 1-20)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 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15절) 

 

당신이 하느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려고 하신 예수님의 심정은 어떠셨을까? 예수님을 바라보며 문득 "나는 과연 죽음의 준비를 잘 하고 있는가?" 라는 물음을 던져 보았습니다.

 

죽음의 준비를 하려면 다른 이들의 발을 씻어 주어야 할텐데...일상에서 얼마나 섬기는 삶을 살아 왔는가? 우선 가장 가까운 가족을 잘 섬기지 못한것 같습니다. 남편에게는 주로 받는 편이었고 자녀들에게도 젊어서는 삶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직장 생활을 하며 소홀히 하였고, 나이 들어서는 또 다른 공부나, 봉사라며 명예를 추구하느라 잘 섬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떼어 놓고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들에게 존재론적 상처를 주었던 보속을 지금 단단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혼한 자녀와 함께 생활하면서 자녀들이 어렸을 때 부모 노릇을 잘 못한 것을 지금 보완할 기회를 주신 것 같은  마음이 들때가 있습니다.

 

주님이시며 스승이신 예수님도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는데, 주님의 자녀로서 그분의 삶을 본 받아 살기로 약속한 나는 아직도 섬기기보다는 지배하는 편에 속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하느님의 가치를 따라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살아가야 하나 사람들이 나를 대우해주고 안해주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성숙한 모습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내가 맞다. 내가 옳다." 라며 자기를 과신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온통 나를 섬기라고 아우성인 이런 풍조에도 진흙속에 피어나는 연꽃같은 분들이 계십니다. 지난 연말 연시에 9일 피정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때 함께 피정하신 분중에 수도회의 장상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그분이 수도회의 장상이신줄은 피정이 끝난후에야 알았지만 저희들은 자신의 방만 청소를 하였는데 이 장상님께서 복도를 쓸고 대걸레로 청소하시는 것을 끝나는 날에서야 알았습니다.

 

이 장상 수녀님께서는 섬기는 자세로 몸소 살천하심으로서 다른 피정자들에게 더 많은 감명을 주셨습니다. 

 

과연 나는 일상에서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섬기고 있는지? 섬기기 보다는 방해 받는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겸허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을 섬기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천상의 주님 앞에 나아갈 때, 주변 사람들을 섬긴 아름답고도 조촐하게 엮어진 삶을 가져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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