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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론] "Who do you say I am?"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16 조회수749 추천수8 반대(0) 신고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 신기현 시몬 신부 (이기대 성당 ) ▒

 

                                         

                                            

 

                                   

 

언제나 주님께서 베푸시는 사랑과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먼저 얘기 하나를 소개 합니다. 어느 수녀원의 성당이 낡아 보수 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때는 대단히 무더운 여름이었습니다. 마음이 좋은 수녀님

한분이 과일과 음료를 쟁반에 담아들고 일꾼들에게 건네주려다가 갑자기

그들을 시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수녀님이 건장한

한 젊은 일꾼에게 물었습니다. “아저씨, 굉장히 더우시죠? 그런데 혹시 ‘본시오 빌라도’가 누군지 아세요?

 

 그랬더니 그 일꾼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모르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실

망한 그 수녀님은 다른 여러 일꾼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으나 ‘본시오

빌라도’가 누군지를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그 중 한사람이 지붕

위에서 일하던 일꾼에게 큰 소리로 “어이 이보게, 자네 혹시 본시오 빌라

도가 누군지 아는가?”하고 물었습니다.

 

지붕 위의 일꾼이 큰소리로 아래로 향해 대답했습니다. “잘 모르겠는데 왜

그래? 그 사람이 여기서 일한다고하냐?” 그러자 밑에서 물어 보았던 그 사람이 또 큰소리로 위로 향해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그런가

봐! 그러니까 그 집 마누라가 간식을 들고 안 찾아 왔겠나?” 이 말을 들은

수녀님은 기절초풍을 했다고 합니다.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비롯된 에피소드입니다. 이와 같이

어떤 사람을 알지 못하게 되면 올바른 관계가 형성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막연히 추상적인 관계는 깊은 친교가 이루어질 수 없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질문

하십니다. 이 질문은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서 생활을 마무리 하면서 “사

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제자들이 “세례자 요한이

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라는 질문을 들은 후에 나오는 질문입니다. 

 우선 이 말씀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서운한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3년

동안 많은 기적과 말씀으로 가르쳤고, 함께 생활했는데 아직도 나를 제대

로 이해하지 못하느냐 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의 대답은 ‘어떤 이들은’이라고 표현했지만 이 말을 잘 음미해 보면 그 당시의 일반적인 사람들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어떤 이들은’ 다름 아닌 ‘제자들 자신’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제자들의 말은 당시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여론을 들려주는 동시에 제자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던 예수님에 대한 생각도 함께 포함하고 있는 말인 것입니다.

 

따라서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질문은 너희들마저도 그렇게

생각하느냐 라고 하는 제자들에 대한 약간의 서운함과 동시에 성숙하지 못한 신앙을 가지고 자신의 뜻을 교묘히 여론으로 조작하는등 제자들의 대한 일종의 질책의 뜻도 포함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더 중요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대답에 대해 ‘옳다, 그르다’라고 판단하지 않으십

니다. 그리고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고 질문을 하는 이유는 예수

님과 우리와의 관계, 즉 신앙의 대상과 신앙인의 관계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말씀입니다.

 

 사실 우리는 상황은 다르지만 많은 경우 오늘 복음과 비슷한 상황을 경험

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교리서를 통해서, 여러 신학서적

을 통해서 ‘예수님을 누구라고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많은 대답을 듣고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이 누구인가 라는 문제를 접하게 되

면 대개 제자들과 같은 대답을 하게 됩니다.

 

 바로 예수님의 질문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예

수님에 대한 이론적이고, 지식적인 대답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훌륭한 교리와 이론적으로 정립된 내용을 가지고 예수님께 대해 이야기 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이들의 이야기’로 머무는 한 그것은 체험이 없는 지식으로 신앙과 삶에는 큰 쓸모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즉 신앙의 응답은 나의 체험과 결단에서 나온 ‘나의 대답’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예수님의 질문을 통해 우리는 드러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구체적인 삶 안에서 예수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까?

 

             

 

 

                                       비제 아를르의 여인 中 “메뉴엣”

Georges Bizet (1838∼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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