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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제의 일기]*주를 봉헌하신 성모님과 사제들의 어머니..이창덕 신부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19 조회수713 추천수5 반대(0) 신고

 

 

 

  2월 초이틀,

주의 봉헌 축일을 맞이하면 사제로서의 봉헌을,

그리고 수도자들의 봉헌을 묵상하며

침묵 속에서 나날을 헌신으로 메워

제단을 쌓고 나름대로 제물이 되고자 신음했던 얘기들을

두 손 모아 올려 바치곤 했다.

 

이제껏 말씀의 이상이 현실이 아님을 알고 난 후부터

봉헌으로 이어지는 세월의 수레바퀴는 평탄한 길에서 벗어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주님이 마련한 목적지에 당도하면

그동안 살아온 사랑의 눈망울은

훈훈한 주님의 숨결에 새롭게 나 자신으로 피어나

마지막 봉헌이 이루어 지리라.

 

어머니는 천상적인 것과 지상적인 것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출산에서

정결례를 치르고 아들을 살리기 위한 산제물로 봉헌해야 했다.

물론 성모 마리아는 아들을 천상적 성령으로부터 받은 것이기에

정결례를 치르어야 할 무슨 불순함이 있었겠는가.

 

다만 초자연적 은총이 지상화됨에 따르는 율법에 의해

외적 형식을 거쳐야했고,

내적으로는 이 아들이

위타적 존재로 상각(償却)되기 위해 지불해야만 하는 피를 봉헌한 것이다.

 

새로운 사제로 출범하는 길을 비추는 여명에 젖어들어

무릎 단정히 꿇고 그때...  

나를 봉헌하던 그때를 생각한다.

 

봉헌,

그것은 님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 엎드림으로 시작됐다.

오직 부족투성이인 채 드리기 위한 희생의 총체(摠體)가 바쳐지도록

간원하는 예식이었다.

 

그때부터...

숙명처럼 부과된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듯

내게 맡겨진 말씀을 뿌려 움트게 하기 위한 몸부림을 드렸고

주님은...

아무리 드려도 주림과 갈증을 느끼시는 분 같아

나의 죄까지도 드려야 하는 원(願)을 돋구며 살아간다.

 

내가 범한 죄와 함께 참회의 울부짖음을 드리고

회기(悔歸)의 모서리를 돌아 다시 제단 앞에 부복하면 부르고 싶은 이름은

 

'어머니!'

 

수심 깊은 기도의 우물에서

끝도 없이 길어 올려도 결코 마름이 없는 어머니의 사랑에 호소하며

부족한 아들을 사제로 둔 죄로

긴 밤 묵주알 돌리시는 어머니를 떠올린다.

 

여기서 난,

비탄과 곤욕의 어머니,

이어서 여인 중에 가장 복되신 성모님이 되신 뜻을

이 봉헌에서 깨닫는 것이다

 

 

< 길어서 두 편으로 나누어 답변글로 연결하여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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