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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0. 하느님과의 일치, 사람과의 일치에 대하여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19 조회수764 추천수10 반대(0) 신고
 


 

 

하느님과의 일치,
사람과의 일치에 대하여


모든 사람 안에서
하느님을 보는 수도승은 행복하다.
수도승은 모든 사람과 조화를 이룰 줄 안다.
왜냐하면 항상 모든 사람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기도 126.125)

 


여기서도 기도의 결실을 통해 수도승이 누리는 행복을 묘사하고 있다. 에바그리우스는 기도의 효과를 두 가지로 말한다. 첫째는 우리가 기도를 통하여 모든 사람 안에서 하느님을 보는 것이다. 피조물 안에서 모든 존재의 본질로서의 하느님을 발견하듯이, 우리는 모든 사람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게 된다. 하느님은 인류의 창조주이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살아 계신 분이다. 사막의 사부들은 형제나 자매들이 지닌 성사성의 본질에 대해 언급한다. "그대의 형제를 보았다면 그대는 그리스도를 본 것이다."


기도는 그렇게 인간의 신비에 대한 경외심으로 이끈다. 기도하는 가운데 내 이웃을 경멸하거나 상처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도는 사람들을 향한 새로운 태도를 요구한다. 기도 중에 새로운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게 될 때, 나는 그들을 다르게 대하게 된다. 그들을 사랑스럽게, 경외심으로 존경과 감수성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기도는 하느님의 사랑과 우리 이웃의 사랑 사이에 존재하는 일치를 나에게 드러내준다.


기도의 둘째 효과는 이웃과의 관계에 대한 것으로, 기도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모든 사람 안에서 발견한다는 것이다. 기도 중에 나는 하느님께서 몸소 거주하는 침묵의 장소를 내 안에서 발견한다. 이 침묵의 장소에서 나는 하느님과 하나일 뿐만 아니라 피조물 전체와, 모든 사람들과 하나이다. 거기서 나는 내 가장 깊은 곳에서 내가 모든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거기서 나는 자신의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의 내적 진실을 체험한다. "너는 네 이웃을 네몸같이 사랑하라"(마태 22,39). 혹은 마르틴 부버의 해석대로, "너는 너의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너의 이웃이 바로 너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웃 안에서 나는 나 자신을 만난다.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그리스도와 우리 모든 인간은 한 조상에서 나왔다는 말이 있다(히브 2,11 참조). 사물의 가장 깊은 내면에서는 우리 모두 하나이다. 기도 중에 우리는 가장 깊은 영역에 들어가는데,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과 친밀해지도록 이끌어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새롭게 친밀해지도록 이끌어 준다.

 



 

 

* 이제 이 글을 마지막으로 안젤름 그륀 신부님의 '사막을 통한 생명의 길'을 마감합니다. 공공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너무 감동을 받았으며, 여러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타이프를 해두었던 것입니다. 이 책은 늘 소지하고 있다가 마음을 정리하고 싶을 때마다 곁에 두고 읽고 싶은 책입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사랑해주셔서 여러날 수고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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