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의 기도감상."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20 조회수775 추천수15 반대(0) 신고

대학 다닐때에 아저씨뻘 되는 분과 함께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분은 중국인 이셨는데요, 언제나 의욕에 넘치 셨고,

선생님들과 친분도 두터우셨어요, 공부도 참 열심히 하시던 학생이셨는데,

어느날 수업중에 일어났던 일 이었습니다.

 

갑자기 괴음과 함께 쓰러지셨습니다.

온몸은 나무처럼 뻣뻣하게 굳어지고,

어느새 입에서 나온 거품으로 온 얼굴이 범벅이 되었습니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은 모두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몇몇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구급차를 부르고 지켜보았습니다.

옆에서 달리 해 줄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온몸을 부르르 떨며 일어난 발작이 얼마후 사그러 들었습니다.

고통스런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흐른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잘못본 것인지, 무엇인지, 빨간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으면 피눈물이 날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파옵니다.

더욱 마음아픈것은, 그날 이후로 그 아저씨 학생을 다시는 볼 수 없었습니다.

 

미련하게도 그때서야 지난날을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도 가족들이 번갈아 가며,

그 아저씨를 찾아와서 잘 있는지 조용히 보고 갔는지 말예요...

 

그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가족들의 마음이었지만,

그 일을 보고나서는, 그 마음을 헤아려 보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을, 가족들일까...

얼마나 큰 고통을 함께 안고 살아갈 가족들일까...

나을 수는 없는 것 일까...

평생토록 저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 일까...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아픈 당사자에게도 큰 고통이 되겠지만,

옆에서 지켜봐야 할 가족들 에게도, 큰 고통일 것 입니다.

조마조마 하고, 불안한 마음은 어쩌면 당사자 보다, 더욱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주님께서 벙어리, 귀머거리 영이 들린,

한 어린 아이를 구해 주십니다. (마르코 9:14~29)

그 아이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불안해 보이기만 합니다.

주님께 하소연 하는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그간의 슬픔과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기만 합니다.

아버지에게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희망인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하십니다.

그러자 아이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니다."

 

참으로 닮고 싶습니다.

아무리 신앙심이 깊고 깊다 해도,

언제나 부족한 우리들의 믿음이고 신앙심 입니다.

그 작은 믿음 으로라도, 주님을 저토록 믿어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믿음이 없는 나를 도와 달라며,

솔직히 주님께 손을 뻗고 싶습니다.

주님앞에 믿음 깊은 척, 해 본들 무엇이 이로울 게 있겠나요. ^@@^

 

그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인정하기가 힘듭니다.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는 우리들에게,

불완전함을 스스로 인정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의 머리카락 숫자도 세어 놓으시는 분,

그분앞에 숨길 것이 무엇이며, 감춰둘 것이 무엇이겠나요.

 

모두 다 알고 있는 엄마 앞에서, 몸을 베베 꼬며,

거짓말을 둘러대는 어린 아이의 모습일 뿐 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늘 선하고, 솔직한 딸이 되고 싶습니다.

세상 모두가 하느님을 속여도, 나만은 하느님께 진실 되고 싶습니다.

혹여, 주님께서 나를 다 모르고 계신다 해도,

모르시면 모르시는 대로, 아시면 아시는 대로...

늘 선 하고, 솔직한 딸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어쩌면, 제자들이 기도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 가 봅니다.

기도의 힘을 확실히 믿지 못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말동안, 주님께서 제게 보여주신 두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보여 주시었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오늘 주님의 몽당연필로 변신을 하여보니 알게되었습니다. ^@@^

 

어두운 밤, 보름달이 환하게 떠 있습니다.

바람 한점 없는 고요한 강가에,

한 나룻배가 보름달 밑에 떠 있습니다.

노 젓는 이가 천천히 노를 젓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배에서 일어나, 달빛아래 두손을 들고 찬미 받고 계십니다.

주님의 얼굴, 한없이 평온해 보이십니다.

입가에 미소, 한없이 행복해 보이십니다.

 

내가 기도 하고 있는동안,

또 다른 이들이 기도 하고 있는 동안,

주님께서 저토록 평온해 보이십니다.

한없이 행복해 보이십니다.

마치 행복한 노래를 듣고 계신 것 같습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아름다운 음악 감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 입니다.

남극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온통 얼음과 눈으로 가득합니다.

따뜻해 보이는 텐트가 쳐있고,

그 앞에 모닥불이 보입니다.

그곳에 주님과 누군가가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십니다.

 

칼날같은 추위도 그들의 대화를 막을 수 없습니다.

살을 에는 듯한 바람도 그들의 대화를 방해 할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따뜻한 모닥불이 있었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을 청할 수 있는 보금자리가 있었습니다.

그것으로, 모든것을 만족 시킬 수 있었습니다.

 

기도가 이러한 것 입니다.

추운겨울 가진 것 아무것도 없지만,

몸을 누일 바람막이가 있고,

당장의 얼어 붙은 손을 녹일 수 있는 작은 모닥불이 있고,

사랑하는 내 친구가 있고, 사랑의 대화가 있는 것.......

 

기도에는 아무것도 필요없습니다.

오직 기도할 내가 있고, 기도를 들어주실 주님이 계시면 그뿐입니다.

오직 사랑 가득한 내가 있고, 우리 주님이 계시면 그뿐입니다... ^@@^

 

좋은 음악을 들으며, 행복에 젖는 음악감상은,

우리들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바로 당신께서 우리들의 기도를 들으며,

찬미받으시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당신께서 보여주신,

그토록 평온한 당신의 모습, 당신의 행복한 미소...

제가 영원히 잊지 않으렵니다.

당신께서 똑똑히 보여주신,

당신의 기도감상을 제가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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