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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21 조회수744 추천수6 반대(0) 신고

 

나해 연중 7주간 화 마르코 9, 30-37

 

 

언젠가 이런 광고가 있었습니다.

‘아무도 2등은 기억해주지 않습니다. 오직 1등만이 기억될 뿐입니다.’

현대사회는 경쟁사회요, 남보다 뛰어나야... 남보다 높은 자리에 있어야 이목을 받고, 성공한 사람처럼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1등을... 높은 자리를... 권력을 더 가지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린애들을 학원에 보내고, 여러 과외를 시키는 것 역시, 남보다 더 공부를 잘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성공해서 높은 자리에 앉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1등은 바라고 원하지만, 정작 1등은... 최고의 자리는 오직 한 사람만 있을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2등이요, 적당하고 낮은 자리에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인데도 이를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인간 사회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곳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특징 중 하나는 남보다 더 잘하려는... 남보다 더 놓은 자리.. 권력을 지니려는 모습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모습과는 다르게 오늘 제자들이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신 것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1등을 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남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만, 꼴등은 그러지 않습니다.

그저 ‘그까이거 대충~~~’이란 마음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의 의미를 명확하게는 아니라 하더라도,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권력은 남을 다스리는 권력이 아니라, 남에게 더 봉사하고, 남을 위해 투신하는 권력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1등이 되려고 애쓰는 것 역시, 남 보다 뛰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랑을 하며 목에 힘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이 하지 못하는 것을 더 해주고, 도와주기 위해서 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지 못합니다.
삶에서 느끼는 것은,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으로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예수님의 말씀처럼 되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국회의원은 자신들의 이익, 만족만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좀더 낳은 서민의 삶을 위해...투신하고, 봉사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자신이 그러한 위치에... 자리에 가게 되면, 봉사자의 모습보다는 권력가요, 남을 다스리는 자의 모습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참 좋은 말씀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내심 ‘이상에 불과할 뿐이다.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한 말이다.’는 말을 합니다.


종교 교사 연수 때, 어느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요즘, 서울대 신입생 입학 전형 문제로 말들이 많습니다. 또한 일부 특목고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저 역시 지금까지 이루어지는 교육 방식에는 반대합니다. 그러나, 특목고나 소위 영재 학교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배우고 남보다 더 많이 알고, 그렇게 얻어진 지식을 자신을 위해서만 쓰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봉사하고 남에게 베푸는 교육이 된다면... 그러한 특목고나, 대학이 된다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그러한 교육을 하고, 그러한 교육자를 양성시키자는 것입니다. 지금은 안 되더라도, 10년 후에...20년 후에는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런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자, 많은 분들이 “이상은 좋지만, 현실에 적용하기가 불가능한 말이다.” 라며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모습을 어느 학교에서 보았습니다. 지방 시골학교인데, 30년 전 그 학교 학생이 서울대 영어 교육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입학한 이유는 바로 자신의 모교에서 후배들을 교육시키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계획은 지금까지 충실히 지켜오고 있습니다. 서울의 이름 있는 학교, 학원에서 근무하실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고, 자신이 배운 것을 고향과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오늘날 특목고 교육이 이런 모습이 된다면.. 남에게 봉사하고, 나누는 교육이 된다면, 분명 우리나라 교육현실은 변합니다.’


그렇습니다.

복음에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봉사자가 되고, 종이 되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 역시, 실현 불가능한 말씀이 아니라, 1등을 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라, 1등이 되어서 자기 자신의 이익, 만족, 욕구만을 채우기 위해 사용하지 말고, 남을 위해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그런 모습이 바로 참된 1등의 모습이요, 권력자의 모습임을... 첫째이면서 꼴찌의 모습으로 모든 이의 종으로 살아가는 모습임을 알려주는 말씀이 아닐까 묵상해 봅니다.


저 역시 이곳 중앙 성당에서 이러한 모습을 봅니다.

어제도, 오늘도, 눈이오나 비가 오나 변함없이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며, 예수님의 말씀이 실현됨을 체험합니다.

중앙 성당이 어떤 성당입니까?

                          

                 - 제주교구 최초의 본당이며 현재의 주교좌 본당  -

제주에서 처음으로 하느님께 봉헌된 성당입니다.

100년이 넘는 전통과 깊은 신심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그렇게 유서 깊은 성당에서 나고 자랐을 뿐만 아니라, 오십년, 육십년, 한평생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 오시는 분들이... 어쩌면 제주교구의 산 증인이요, 역사라 말할 수 있는 분들이 지금 이 자리에서 계십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아니, 모든 사람에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높은 위치에 소위, 원로라 할 수 있는 자리에 있게 되면, 조금은 나태해질 수 있고, 조금은 교만해 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분들은 그러지 않습니다. 늘, 변함없는 모습입니다.

오히려, 남보다, 세례 받은지 않은 분들보다, 더 열심히 기도하고, 더 많이 봉사하고, 더 많이 배려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계십니다.

교구행사 때, 마치 본당 일처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데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며 수고해 주십니다.

그래서 ‘맏아들이 맏아들이다.’ 라고 말 하는가 봅니다.


그러한 모습이 1등이지만, 남보다 더 많이 알고 있고,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있는 모습이지만, 늘 변함없는 꼴찌의 모습으로... 모든 이의 종이요, 다른 성당 신자 분들의 봉사자로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강론이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다른 것은 다 잊어버려도 됩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 계신 여러분 모두가 첫째요, 1등이지만, 거만하고 교만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처럼 변함없이 겸손한 꼴찌요, 모든 이의 종으로 살아가고 계시다는 것!

이것 하나만 기억하면 충분합니다. 어렵지 않지 예? 아멘.

 

                     ▒ 이찬홍 야고보신부님 ▒

 

             

 

                                생상스/Violin Concerto No.3 in B minor, Op.61

                                          

                정경화 (바이올린) Charles Dutoit (지휘)    London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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