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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멀고 힘든 길 전부를 늘 생각하지는 말자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27 조회수710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해변의 휴양 시절>

 

  

   멀고 힘든 길 전부를 늘 생각하지는 말자

 

 

두려움과 대화하면 겸손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나의 한계를, 약점과 잘못을 나와 화해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망신을 당할 수도 있지. 내가 무엇이나 다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잘못된 삶의 자세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인간의 삶과 연관된 두려움들도 있다. 고독에 대한, 상실에 대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누구나 사람안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좀 멀찍이라도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몹시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면 두려움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럼, 나는 어쨌든 죽겠지.' 두려움은 내가 죽음과 화해하고 죽을 존재임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줄 수 있다.

 

내가 두려움의 밑바닥까지 가서 두려움을 받아들이면 두려움 한복판에서 깊은 평화를 느낄 수 있다. 두려움이 평정과 자유와 평화로 변화한다.

 

우리의 직업, 병, 결혼 들을 바라보노라면 또 다른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결혼생활을 늘 잘할 수 있을까? 끝까지 성실할 수 있을까, 병으로 인한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까, 두려워진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매이기를 두려워한다는, 결혼생활이든, 수도생활이든 평생토록 매여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이런 두려움을 다루는 길을 한 "아포프테그마"가 가리킨다. "테오도르 압바와루키오스 압바는 엔나투에서 50년을 이런 생각으로 웃어넘겼다고 한다. '이번 겨울이 지나면 여길 떠나세.' '이번 여름이 지나면 여길 떠나세.' 이런식으로 이 잊지 못할 교부들은 온 세월을 살았다.

 

많은 이들이 항상 같은 장소에, 항상 같은 학교에 교사로, 항상 한 가정에만 매여 있어야 한다고 상상할 때면 두려워진다. 그런 때는 내 상황을 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절대적 수긍이 지나친 요구일 수도 있다. 그럴 능력도 있는지 더욱 두려워질 수도 있다.

 

그러면 우리는 오직 오늘 하루만을 향해 "예" 하면서 엔나투의 노부들처럼 즐거워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을 긍정하자. 내일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방법을 이름 없는 수많은 자조자들이 이어 받았다.

 

알코올 중독자가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단 하루만 술을 마시지 않고 살 힘을 하느님께 청한다면 우리의 삶은 더 성공적일 것이다. 딴 생각이 드는 것을 -- 수도원을 떠나거나 결혼생활을 중단하거나 다시 술을 마시고 싶은 그런 생각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

 

심지어 그런 생각을 가지고 놀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그 힘을 빼앗을 수 있다. 그러므로 딴 생각을 완전히 없애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가 그것을 장난스럽게 다룬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결코 힘을 부리지 못할 것이다.

 

노부들의 방법은 우리가 모든 결과를 한꺼번에 눈 앞에 두는 것을 경고한다. 하느님이 인도하시기를 희망하면서 하나인 길을 받아들이자. 우리 눈 앞에 뻗어 있는 다음 길을 바라보자. 그러나 멀고 힘든 길 전부를 늘 생각하지는 말자.

 

                       <하늘은 네 안에서부터/ 안셀름 그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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