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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육신이 파먹히는 분노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2-28 조회수597 추천수6 반대(0) 신고

 

                                <베들레헴의 성녀 카타리나 기념 성당>

 

 

에바그리우스는 분노를 악령과 동일시할 수도 있다고 한다. 분노에서 사람이 다른 어떤 힘에 완전히 지배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본 것이다.

 

"분노는 가장 격렬한 욕정이다. 자기가 상처를 준 사람에게 혹은 자신이 상처를 받았다고 믿는 그 사람에 대해 영혼의 민감한 부분이 흥분하는 것이다. 분노는 쉴새없이 사람의 영혼을 자극하고 무엇보다도 기도 시간에 의식 속으로 파고든다.

 

이 때 그 사람은 자기에게 불의를 행한 사람의 얼굴을 눈앞에 떠올린다. 때로는 그런 일이 오랜 시간 지속되다 보면 원한으로 변하여 밤중에 나쁜 경험을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개는 그때문에 식욕도 떨어지고 몸이 약해진다. 그런 사람은 안색이 창백해지고, 꿈속에서 맹수나 무서운 짐승들의 공격을 당하는 장면으로 점점 더 큰 고통을 당하게 된다."

 

에바그리우스는 분노를 엄밀히 분석했다. 분노는 단지 공격만이 아니다. 무릇 공격은 적극적 의미가 있다. 공격은 가까움과 거리감의 존재를 조정하고자 한다. 분노는 제어되지 못한 공격이다. 사람이 분명히 생각할 수 없게 되는 것이고, 공격이 사람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분노는 기도하는 것을 방해할 뿐 아니라 식욕을 앗아갈 수 있고, 무의식적인 것이 점점 더 나쁘게 스며들어 꿈을 꾸게 할 수도 있다. 분노는 사람을 병들게 한다. 분노 속에서 사람은 자기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거리를 두지 않는다.

 

분노는 어디에나 따라다닐 만큼 큰 힘을 부린다. 기도중에도, 식사중에도, 꿈속에서도, 어디서라도 사람을 자유롭게 놓아주지 않는다. 마치 신들린 상태와 같다.

 

에바그리우스는 분노의 악령이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말한 바 있다. 오늘날 암이 종종 심리적 원인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는 심리학에서 이것이 확인되고 있다. 누군가가 끊임없이 모든 것을 곱씹다 보면, 언젠가는 육신에 반응이 나타나고, 육신이 그야말로 파먹히는 것이다.

 

                        <하늘은 네 안에서부터/ 안셀름 그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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