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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귀소본능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01 조회수740 추천수7 반대(0) 신고

 

나해 재의 수요일 마태오 6. 1-6.16-18- 귀소본능

 

 

재의 수요일에 대해 간략히 설명


귀소본능이란 말이 있습니다.

여우는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태어난 고향을 향하여 죽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어는 하천에서 태어나 생활하다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 바다로 떠나갑니다.

그러다가 죽을 때에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죽는다고 합니다.


여우와 연어가 이러하듯, 우리도 돌아가야 할 고향이 있습니다.

먼저 하느님의 품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공허함과 늘 무언가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 이유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말씀처럼, 우리가 하느님을 그리워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품을 떠나 왔기에, 그 품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공허함이요, 그 하느님 나라에 가기까지 느끼게 되는 부족함입니다.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입니다.


둘째는 흙입니다.

성서 창세기 인간창조에서 알려주듯이, 우리가 흙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죽은 후에는 반드시 흙으로 되돌아갈 존재입니다.


하느님 품과 흙으로 되돌아갈 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결과요, 고향입니다.


오늘 사순시기를 알리는 첫날, 재의 수요일에 우리는 이마에 재를 바릅니다.

그 때, 사제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다시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그렇습니다.

우리가 해마다 머리에 재를 바르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으니, 머리에 재를 바르고 지나간 삶에 대해 회개하라는 의미만이 아닙니다.

매일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그 신비에 동참하라는 의미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존재의 근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바쁘고 정신없이 지내는 삶의 여정 속에서 다시금,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고향에 대해... 우리의 참 모습에 대해 알려주니 잃어버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먼저, 우리가 늘 그리워하며 가고자 하는 하느님 품 안에 잘 가기 위해 우리 영혼을 건강하고 경건하게 보존하며 살아가라는 의미입니다.

하느님을 떠나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돌아가야 할 하느님 품을... 하느님 나라의 길을 잃어버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필연적으로 흙으로 돌아갈 존재이니,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잘 파악하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자신의 욕구, 욕망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며 아등바등 산다 하여도, 결국 한줌의 재요, 먼지로 돌아갈 존재임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복음에서 알려주듯이, 남에게 보이기 위한 선행, 기도, 단식이 아니라, 숨을 일도 보시는 하느님을 위한... 우리가 늘 그리워하는 하느님을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당신의 모든 것을 포기한 하느님이시기에 우리는 덜 욕심내야 하고, 더 많이 베풀며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미리 필요한 것을 들어주시는 하느님이시기에...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만을 채우려하지 말고, 기도를 통해 무엇이 진정 하느님이 바라시고 원하시는 것이지 깨달아 이를 이루기 위해 힘쓰라는 것입니다.


당신 친히, 헐벗고 굶주리신 하느님이시기에... 살이 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좋은 몸매를 만들기 위한 단식이 아니라,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에 동참하고 그러한 마음으로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고 돌보는 참된 단식을 하라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이웃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예수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라는 것입니다.


똑같은 귀소본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여우와 연어와는 다른 점은 우리는 돌아가야 할 곳을 쉽게 잊고 산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참 모습에 대해... 존재의 근원에 대해 잘 의식하지 못한 채 생활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를 잃어버리지 말라는 의미로... 늘 마음에 품고 살아가라는 의미로 오늘, 우리는 재의 수요일을 기념합니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내년에도 그러할 것입니다.


바로,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도 돌아가 안겨 영원한 안식을 누릴 품이 어디인지를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어디에서 생겨났으며 어디로 돌아갈 것인지를 늘 되돌아보기 위해 이마에 재를 바르는 것입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신부님 ▒

 

    

 

                                 

                                                가톨릭성가118/골고타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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