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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우리는 사순시기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
작성자이영일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01 조회수1,734 추천수2 반대(0) 신고

           " 우리는 사순시기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

 

사순시기는 예수님의 부활을 기다리며 참회와 속죄를 하는 기간입니다.

 

사순절(Quadragesima)은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됩니다.

 

사제는 오늘부터 회개와 속죄의 상징인 자색 제의를 입습니다.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머리에 얹는 예식에서 "재의 수요일"이란 명칭이 생겨났으며, 지난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축성한 나뭇가지를 태운 재를 머리나 이마에 얹습니다.

 

재는 구약(욥 2,8 : 요나 3,6)이나 신약(마태 11,21)에서 참회의 상징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우리는 해마다 재의 수요일에 머리(이마)에 재를 받고 우리의 삶을 성찰하고 회개합니다. 재는 물건이 타고 난 잔재입니다. 이는 우리가 범한 죄의 잔재로서 그 죄에 해당하는 보속을 상징합니다.

 

사제는 이 날 머리에 재를 얹어 주면서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라고 하면서 우리의 허욕과 탐욕을 깨우치라고 말씀하십니다.

인생은 무상한 것이므로 순리대로 허욕부리지 말고 살다 죽을 것을 일깨워 주는 것입니다.

 

오늘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교회에서는 지금부터 사순시기라고 합니다.

사순이란 40을 말합니다.

성서에서 40이라는 숫자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리키는 숫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노아 홍수 때 40 주야 동안 폭우가 내리게 하여 심판하셨고,

모세가 십계명을 받을 때 시나이 산 위에 40일 동안 머물러 있었으며(탈출 24,18),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한 이후 가나안에 들기까지 보낸 시간이 40년이었고

엘리야가 40주야를 걸어 호렙산에 이르렀으며(1열왕 19,8),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하시기 전에 세례를 받으시고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서 40일간

단식과 기도로 시련을 겪으시고 유혹을 이겨내신 성서적 논거에 따라 40이라는 숫자는 참회와 속죄로 삶의 혁신을 촉구하며 하느님과 만나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하는 기간이라 사료됩니다.

 

사순절의 주제는 죄-통회-보속-단식(금육)-성찰기도 입니다.

일요일에는 단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섯 개의 일요일을 빼면 재의 수요일부터

성토요일까지 꼭 40일이 됩니다. 옛날 신자들은 평일의 이 40일 동안 단식을 하고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면서 빠스카 축제를 맞을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것입니다.

 

사순절은 다음 세 기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즉 통회와 단식에 중점을 두는 기간 (제 1.2 주간)

세례 준비에 중점을 두는 기간 (제 3.4.5 주간)

예수님의 수난을 집중적으로 되새기는 기간 (성주간) 등 세 부분 입니다.

 

우리가 사순시기에 '회개하다'라는 말은 본래 '돌아서다'는 뜻인데, 지금까지 걸어 왔던 우리들 자신의 삶의 방향을 다시 하느님께로 바로 잡는 것이라 말합니다.

자기 자신의 힘에 의한 스피드를 일단 포기하고 하느님의 은총에 자신을 의탁하는 것입니다.

 

'회개'란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눈물 고인 눈으로 지난날을 돌이켜보는 눈이며,

다른 하나는 감격에 찬 빛난 눈동자로 미래를 바라보는 눈입니다.

 

'회개'란 나만이 아는 나의 취약점을 하느님께 정직하게 고백하고 자비를 구하는 겸손한 태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눈물로 자기 죄를 성찰하고 회개하는 것은 바로 은총이요 축복인 것입니다.

 

성경(성서)을 보면 눈물로 참회의 기도를 바친 후에는 하느님으로부터 그 응답이 반드시 주어졌던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베드로가 세 번씩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하고 나서 너무나 자신의 모습이 비참하고 초라해 한없이 한없이 통곡을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부활하신 주님이 그를 잊지 않으시고 찾아오셔서 위로해 주지 않았습니까?

 

한나는 아이를 낳기 위해서 성전에서 날마다 눈물로 기도를 했습니다.

그 지극한 기도때문에 하느님은 사무엘을  그에게 큰 은총으로 주셨습니다.

 

모세는 한때 기고만장하다가 살인을 하고는 전과자가 되어 미디안으로 도망을 가 그곳에서 40년 동안 살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까?

끝내 하느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시고 찾아오셔서 그를 당신의 사랑하는 일꾼으로 쓰셨습니다.

 

이것이 모두 눈물로 드린 참회와 기도의 효과였습니다.

 

우리도 이번 사순시기만이라도 이기심, 교만, 욕심, 재물, 명예, 질투, 불신, 미움, 원망, 비웃음, 그리고 아직 뉘우치지 못하는 마음, 침묵하지 못하는 내 입, 세상의 것들을 따르는  나쁜 습관 등을 주님께 봉헌하고 눈물을 좀 흘려보면 어떨까요?

 

한마디로 사순시기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단식과 기도와 자선과 사랑을 실천하는 시기이며 또한 겸손한 자세로 주님의 은총 속에 치유되는 뜻 깊은 회개와 보속의 시기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 제자로 불리는 우리는 이 사순시기를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답은 하나뿐입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와 같이 사랑으로 사는 길입니다.

 

1. 나를 위한 예수님이 아니라  '예수님을 위한 나'로 변화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2. " 내가 하느님 앞에 진 빚이 얼마인가"를 알아보도록 지금까지 걸어왔던 자신의

    삶의 방향을 다시 하느님께로 방향전환을 해야 합니다.

3. 나를 즐겁게 해 주는 세상을 향해 달리는 유혹의 발길을 이 사순시기만이라도

    일단 멈추게 해야 합니다.

4. 잘못된 습관이나 생각 또는 그릇된 근본 자세를 반성하며 의도적인 희생과 극기

    로 잘못을 고쳐 나가야 합니다.

5. 십자가 지신 채로 끌려 다니시면서 갖은 천대와 멸시를 다 받으신 주님의 모습을

    우리가 다시 한번 깊이 느껴보도록 해야 합니다.

6. 가난과 무관심으로 고통 받는 오늘의 현실과 병든 이웃을 외면하지 말고 이타심

    과 관대함과 용기있는  실천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7. 죄를 회개하고 단식과 자선을 실천하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할 수 있

    는 (사도 20,35) 마음의 성찰과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8. "아버지!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하고 울부짖고 계신 주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음미하며 우리의 삶을 반성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합니다.  

9.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요엘 2,13)는 성경 말씀처럼 흩어진 마음을 모

    을 것을 촉구하시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계기로 만들어

    야 합니다.

10. 매주 금요일, 금육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며 텔레비젼이나 노래방, 컴푸터 오락을

     자제해야 합니다.

11. 우리가 미워하며 밀쳐낸 이들을 특별히 기억하고 용서와 화해를 청하며 '주모경'

      한 번씩이라도 기쁘게 바칩시다.

12. 평일미사와 교회가 배려한 사순절 특별 강론에 참가하며 특히 고해성사를 통하

     여 하느님과 화해합시다.

 

기억하십시오!!!

우리 인생의 목표는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입니다.

 

사순절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으로 차지하신 영광스러운 부활의 기쁨을

누리고 그분의 영광에 우리도 참여하기 위하여 그분의 수난에 우리가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죽음으로 몰고간 인간의 죄, 그 죄에 대한 보속을 하며 우리의 삶을 하느님께로 돌리는 회개와 보속의 시기이며 우리 자신이 진정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사랑받는 자녀들이 되어 그 영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십시오' (마르코 1,15)

눈물로 회개하고 기도에 힘쓰십시오.

 

병술년, 희망의 새해를 맞아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진도개의 용맹과 슬기 위에

머지않아 부활의 새벽이 새희망, 새기쁨으로 동 터 올 것입니다.

 

깊은 자기 성찰과 회개를 통한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룻는

희망과 은총의 사순시기, 참으로 뜻깊은 사순시기 되시길

구원의 어머니 성모님과 함께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아멘.

 

                        2006. 3. 1.  재의 수요일

                                                 이 영 일(베르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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