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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론]좋은 사람, 나쁜 사람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작성자권오분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04 조회수759 추천수4 반대(0) 신고

나해 재의 예식 다음 토 루카 5, 27-32-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전설의 고향이나 옛날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주인이고 마음씨가 착하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부자이건, 부자가 아니건... 잘생기지 못하건.. 그것을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건이나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있어, ‘~~ 했지만... ’ ‘정말 ~~ 하면 안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착하기 때문에... 하늘도, 산신령도, 심지어는 구미호까지 감동해서 청을 들어주었다.’ 라는 식으로 스토리가 마무리 됩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 세리인 마태오를 부르시고 그의 집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합니다.

그 모습을 본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은 예수님께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어울린다며 투덜거립니다.

그 말씀을 들은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려 왔다.”


보통, 산신령이나 천사, 남을 도와주는 영은 죄인을.. 나쁜 사람이 아니라, 의인을 찾아오고, 그 사람을 통해서 이러저러한 일을 하는데, 이에 반하여 예수님께서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죄인을 회개시키려 왔다.’ 고 말씀하십니다.

참 고마운 말씀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께서는 일반적인 생각을 넘어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신 것일까요?

죄인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죄인은 나쁜 사람입니다.

도둑질, 사기, 폭력, 강간, 살인 등 정신적이든 육체적인든 남에게 크고 작은 피해를 준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죄인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요즘 인기가 있는 ‘홀리데이’ 라는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몇 백억, 몇 천억 사기를 쳐도 돈이 있다는 이유로.. 빽이 좋다는 이유로.. 1-2년이면 감옥에서 나가는데, 우리는 배고파 도둑질 몇 번 했다고.. 남에게 폭력을 좀 사용했다고.. 10년, 15년 이라니.. 너무 불공평 한 것 아닙니까?’


얼마 전 수녀님과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교도소에 가면 수감된 사람들이 그렇게 소박하고 착실할 수가 없습니다. 죄인의 모습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남에게 많은 피해를 주면서도 당당하게 큰소리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조그마한 잘못에 가슴아파하며 감옥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중에 과연 누가  더 큰 죄인일까요?’


저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과연, 누가 더 큰 잘못을 한 사람이요, 죄인일까?...

물론, 죄에 대해... 잘못에 대해 무감각해지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죄를 죄가 아니라고 하고, 잘못을 잘못이 아니라는 식의 말씀이 아닙니다.


그러나, 죄인에 대해 한 번쯤 되돌아보자는 물음입니다.

죄인의 반대는 무엇입니까?

의인, 선한 사람입니다.

성서에서 알려주는 선한 사람은 남의 모범이 되는 사람뿐만 아니라,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곧 구원에 길어 들어서고,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이와 반대로, 죄인은 선한 사람과 반대의 모습, 삶을 지닌 사람입니다.

남에게 피해와 많은 아픔, 상처를 주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과 올바를 관계는커녕, 별다른 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러기에, 구원에 길에서 많이 벗어나 이리저리 헤맵니다.

삶의 중심과 이정표를 찾지 못해 외롭게 방황하는 사람입니다.


그렇습니다.

분명, 죄인은... 악한 사람.. 나쁜 사람은 우리가 아는 지식의 측면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잘못을 범해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사람만이 아닙니다.

바로, 하느님과 사랑의 관계가 단절되거나 멀어져 외롭고 쓸쓸하게 울부짖는 존재입니다.

구원에 길어서 벗어나 이리저리 해매며 방황하는 사람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구원의 손길이.... 예수님의 따스한 음성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잃은 양을 찾아 떠나는 목자를 만나야할 어린양입니다.

당당히 자신의 몫을 갖고 집을 떠나 아버지의 마음에 못을 박았지만, 아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동네 어귀에 서 있는 아버지를 만나야할 그런 작은 아들인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죄인인 것입니다.

때문에 선한 사람이 아니라, 병든 사람을..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이시기에... 먼저 죄인에게 다가오시는 분이시기에...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주님 감사합니다.’ 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 길 잃은 양이... 아버지의 집을 떠난 그 작은 아들이 바로 ‘저 입니다.’ 라고 고백하며 예수님의 사랑과 자비에 의탁하는 것입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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