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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Exodus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04 조회수704 추천수8 반대(0) 신고



독서: 이사 58,9ㄴ-14
복음: 루카 5,27-32

어제는 모세오경 두 번째 강의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지난 가을에는 창세기를 했으니까,
이번 봄에는 탈출기부터 시작한다.

영어 성경에서는 탈출기를 'Exodus'로 표기한다.
에집트에서의 노역살이에서의 탈출이 이 책의 내용이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에집트란 어떤 의미일까?

Exodus는 [ex :...로부터 + odus: 길]의 합성어다.
따라서 탈출이란 [(늘 다니던) 길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습관, 삶의 방식, 익숙한 언행, 길들여진 행태로부터 벗어나는 것.
과거의 삶을 구축해주고 유지해주었던 인생관과 철학을 버린다는 것이다.

그동안 살아왔던 길에서 새로운 길로 들어선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새로운 삶의 양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길들여진 태도와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기보다는
익숙해진 삶의 틀에 안주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습성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인생을 개혁하고 싶고
후회스러운 과거로부터 탈출하고 싶어하지만
막상 새로운 길을 가르쳐주는 사람을 만나도 선뜻 따라나서지 않고
온갖 이유를 갖다 대며 주저앉고 마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래서 소심한 우리는 빠삐용의 탈출에서 늘 감동을 받으며
쇼생크 탈출을 보면서 대리 만족, 대리 희열을 느낄 뿐이다.

그렇다.
에집트에서 노예살이를 하던 모든 히브리인들도
모두 탈출을 한 것이 아니다.
자유와 해방의 기쁨을 얻은 자는 그야말로 소수였다.

그러기에 성경에는 뭐라고 하건 말건
유구한 에집트 역사 문헌에는 한마디 언급도 없는
'보잘 것 없는 탈출'이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수의 히브리 사람들이 겪었던 자유와 해방의 체험.
그것이 한 민족을 형성하고 지탱하고
수백년, 수천년을 이끌어가는 뿌리가 되기에는 충분하였다.


오늘 복음의 세리 레위가 바로 그러한 탈출을 감행한다.

"나를 따라라"
그는 선뜻 자신의 길에서 벗어나, 예수님의 길로 들어선다.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레위는 바로 이제까지 자신이 살아온 낡은 방식을 털어내 버렸다.

"레위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
레위가 자기 집에서 예수님께 큰 잔치를 베풀었는데,
세리들과 다른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함께 식탁에 앉았다
."

새사람, 레위의 집에서는 큰 잔치가 벌어져 모두가 흥겨워하고 있는데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투덜거리고 있다.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오?”

자신의 길을 벗어나보지 못한 사람들은 결코
그들의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이해하지 못한다.

소위 안다고 하는 사람들,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길에서 벗어나길 두려워한다.
자신의 현재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급급할 따름이다.

"하느님께 도달하는 과정은 영혼에 무엇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묻은 그 무엇을 털어내는 것이다."(마이스트 에카르트)
털어내고 벗어나고 자유로워지는 것.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주님께서 늘 너를 이끌어 주시고 메마른 곳에서도 네 넋을 흡족하게 하시며 
네 뼈마디를 튼튼하게 하시리라. "
"그러면 너는 물이 풍부한 정원처럼, 물이 끊이지 않는 샘터처럼 되리라. "

탈출을 감행했던 소수의 사람들.
그들은 성경에 살아있어, 오늘까지 우리에게 전해져 내려온다.
그들은 그날도 잔치를 베풀었고, 
그후 세세대대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적인 양식을 베풀어주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듣고 따라나선다는 것.
예수님의 제자인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그것이 어떤 가치가 있는 일인지.
그것이 어떤 영광스러운 길에 들어선 것인지. 
우리는 정말 자각하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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