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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조명연마태오신부님]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06 조회수644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6년 3월 6일 사순 제 1주간 월요일  

 

 

제 1독서 레위기 19,1-2 .11-18

 

복음 마태오 25,31-46

 

 

얼마 전, 저녁 식사를 위해서 냉장고 안을 보다가 냉동실 구석에 있는 고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오래된 고기라고 생각되었고, 오늘 저녁 메뉴로 이 고기를 구워 먹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어요. 너무 오랫동안 냉동실 안에 있어서 그런지, 잘려 있는 고기가 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우선 밖에다가 그 고기를 두었습니다. 한 10분쯤 지났을까요? 그 고기가 좀 녹았나 보았지요. 하지만 그 고기는 처음 냉동실에 있었던 상태 그대로였습니다. 이번에는 저의 손 힘을 이용해서 잘린 고기를 떼기 시작했습니다. 이 방법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고기를 번쩍 들어서 바닥에 내 던졌습니다. 예전에 시장에서 동태를 떼기 위해서 상인들이 바닥에 얼은 동태 박스를 집어던지는 모습이 기억났거든요. 그러나 이 방법도 좋은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꽝꽝 얼은 그 고기 덩어리는 전혀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제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싱크대 위에 놓여있는 칼과 도마를 발견하였습니다. 저는 그 고기 덩어리를 도마 위에 얹혀두고서 칼로 자르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내려쳐도 꼼짝하지 않는 고기는 칼로 자른다고 변화가 있을 리가 없지요. 오히려 이 칼에 제 손을 베고 말았답니다.

그렇다면 이 고기를 어떻게 했을까요? 사실 아주 손쉽게 녹일 수 있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전자레인지의 해동기능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 10분 이내로 꽝꽝 얼은 고기를 녹일 수가 있지요. 그런데 저는 그 쉬운 방법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엉뚱한 방법을 통해서 고생만 했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문제의 해결 방법은 이미 알고 있었으며, 또는 내 곁에 이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그 해결 방법을 제대로 찾지 않고 엉뚱한 방법만 고집을 해서 고생을 했던 적이 얼마나 많을까요? 특히 주님 앞에 나아가는 방법에 있어서는 더욱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최후 심판의 장면을 보여주시면서,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기준은 바로 이웃 사랑에 있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바로 내가 보는 사람,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행하는 선행 하나가 내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 방법을 잊어버릴 때가 얼마나 많았던지요? 나만 잘 되면 그만이라고, 나만 높은 자리에 그리고 많은 부를 얻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때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래서 바로 내 곁에 구원으로 이끌어주는 해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방황하고 있는 거은 아닐까요?

지금 여러분들의 눈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한번 보세요. 그 시선을 여러분에게만 맞춰보십시오. 여러분의 팔, 다리, 허리, 배.... 여러분만을 바라보세요. 어때요? 바라본다는 것이 쉽습니까? 아마 무척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곳에 시선을 두어 보세요. 그렇게 힘들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분들의 눈은 여러분 자신을 보라고 만드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보는데 더 편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기준 역시 다른 사람에게 두었을 때 훨씬 편한 법입니다. 그런데 그 기준을 내 자신에게 두다보니 이 세상 안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나만 바라보는 것. 너무 힘듭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만 바라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음을 기억하면서, 오늘은 나만 바라보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보았으면 합니다.

 서두르지 맙시다.



말을 위한 기도(‘좋은 글’ 중에서)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님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게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
한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있는 말을 갈고 닦게 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주시어
좀더 겸허하고 좀더 인내롭고
좀더 분별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내가 어려서부터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린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과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하소서.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노래처럼 즐거운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Franz Doppler (1821 ~ 1883)

Matej Zupan (1970 ~ Slovenija-Europe) Flute

Andante & Rondo, O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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