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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제의 일기]* 성무 집행 방해법............... 이창덕 신부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07 조회수785 추천수15 반대(0) 신고

 

 

그때만 해도 철이 없어

가늠할 수 없는 삶이었나 보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허물어지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젊은 사제였다.

 

어느 초겨울,

50 년동안 삶의 역활을 완료하고

하느님 품안에서 새 생명을 살기위한..

죽음을 새 창조의 과정으로 묵상하며..

 

초상집 마당 한가운데에서 장례미사를 봉헌하고 있었다.

 

이분의 삶은

인간 존재의 드라마에서 주연 역활을 잘해내지는 못했지만

어느면으로 보나 조연으로서의 헌신이었다.

 

이를 돌이키며 흐느끼는 가족에게 위안겸,

몇몇신자들에게

죽음의 의미를 상기시켜 주는 강론을 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술에 만취된 한 사람이 제대 앞으로 오더니

제대를 발로 차며

"빨리 갖다가 묻으면 그뿐이지 왜 이렇게 길어!" 하고

소리치고는 비척거리며 돌아서서 무어라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아!.. 난 내 감정을 억제하기엔 너무 젊었다.

 

제의를 입은 채 뒤쫓아가 멱살을 잡고

"성무 집행 방해 죄가  얼마나 큰 죄목인지 아는가!"

하고 소리쳤다.

 

물론 그런 법이 있지도 않은 줄 알면서....,

그분은 무슨 법 얘기가 나오자 겁을 먹고서

한번만 용서해 주시고 제발 고발하지 말아달라고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다.

 

무지에서 나온 폭력에 대한 용서를 청하는 그분께

그런 법이 없음을 말씀드리지 못하고

당당히 돌아 온 것을 후회한다.

 

끊임없는 존재의 수레바퀴에

그분이나.. 나나.. 똑같은 가련한 인간임에도..

 

그분을 속인 죄는

내 감정을 절제할 수 있는 자연적 시기가 올때까지

속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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