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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폭과 신부의 공통점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0 조회수1,177 추천수8 반대(0) 신고

나해 사순 1주간 금 마태오 5, 20-26- 조폭과 신부의 공통점

 

어렸을 적에 이런 유머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 열심한 사목회장님이 죽어서 지옥에 갔습니다.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데, 앞에 본당 신부님이 보이는 겁니다.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여 ‘신부님!’ 하고 부르며 달려갑니다. 그때, 신부님께서 달려오는 사목회장님께 ‘쉿, 저 앞에 주교님이 계셔!’ 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사목회장님은 주교님께 인사드리러 가자, 주교님께서도 사목회장님의 입을 막으며 ‘쉿, 저 앞에 교황님이 계셔!’ 라고 말했답니다.‘


그리고 2년 전에는 ‘조폭과 신부의 공통점’ 이란 시리즈가 유행했습니다.

1. 검정 옷을 자주 입는다.

2. 식사하고 절대 자신이 계산하지 않는다.

3. 구역(나와바리)이 확실하다.

4. 아무에게나 반말을 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습니까?

즐겁습니까? 사오정, 최불암 시리즈처럼 많은 인기를 끌어 사제가 지금보다 더 유명해질 것 같습니까?


그런데, 저는 좀 씁쓸하고 부끄럽습니다.

사제가 얼마나 말 따로, 행동 따로의 모습을 자주 보였으면, 이런 유머가 나왔을까 싶습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 “너희가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보다 더 옳게 살지 못한다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은 오늘날로 보면 성직자요, 교회 지도자들입니다.

이들이 예수님 시대에 얼마나 옳지 못한 행동을 했으면,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싶습니다.


   전에 동창회를 하며 오랜 만에 동기 신부님들을 만났습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어쩌면, 남은 회개시키면서도 정작 그 자신은 회개 못하는 사람이... 남들은 구원으로 이끌면서 정작 그 자신은 구원에 길어서 벗어나는 사람이... 사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를 되돌아보더라도, 남에게 ‘사랑하고, 용서하십시오.’ ‘자신이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십시오.’ 라는 말을 잘 하지만, 정작 저 자신은 그렇게 해 본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조그마한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에게 한 번 더 다가가 화해하고 다시금 좋은 관계를 맺으려 하기 보다는, ‘너의 탓이다. 너 때문이다.’는 마음으로 살아갔던 때가 많습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서 흔하게 체험되는 모습입니다.

만약 비 그리스도인들이 우리의 모습을 보며 이런 유머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한 무신론자가 죽어서 지옥에 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아주 열심히 교회에 다녔던 친구를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어이, 친구여 너 교회 다녔는데... 어떻게 여기에 왔나. 천국에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때, 개신교 친구는 무신론자의 입을 막으며, “쉿, 저 앞에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를 통해 직접 세웠다던 가톨릭교회에 다니던 친구도 있다. 저 친구의 외관상의 모습을 보았을 때는... 우리를 만나서 했던 말을 들어 보면 이곳에 올 친구가 아닌데 말이다.” 라고 말했다.’


이런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결과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독서의 에제키엘 예언자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늘 실천하려 노력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옳게 살던 자라도 그 옳은 길을 버리고 악하게 살아가 죽는다면 그것은 자기가 악하게 산 탓으로 죽는 것이다. 그러나 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그 못된 행실을 털어버리고 돌아와서 바로 살면 그는 자기 목숨을 건지는 것이다.”


돌아와서 바로 사는 것! 이것을 우리는 회개라 부르고, 순결이라는 길과 함께 지옥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또 하나의 길이라 믿습니다.

 

                                     ♡ 이찬홍 야고보신부님 ♡

                                  

                                            가톨릭성가 403/ 가난한 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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