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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십자가 사다리를 건너...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0 조회수779 추천수12 반대(0) 신고

가끔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친척집과 외할머니 댁에 번갈아 머물게 됩니다.

처음 한국에 방문하였을 때는,

3주정도 머물게 되어서 아무탈이 없었는데요,

두번째, 세번째... 나가게 되니,

슬슬 눈치가 보이게 되더군요... 호호호~ ^@@^

 

그도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상 외할머니께서 보고싶은 사람은, 제가 아닌 저희 엄마시니까요 ^@^

충분히 이해를 하고도 남지만요,

소위 사람꼴을 오래 못보신다는 할머니께,

섭섭한 마음도 없다면 거짓말 이지요~ >.<

 

얼굴보며 함께 있는동안은,

지지고 볶고, 난리를 피우며 있지만,

그래도 막상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면,

정성스러운 반찬과 음식을 준비해 주십니다.

아마도, 멀리 사는 딸을 위한 최선의 배려 이신 것 같습니다.

철없는 저는, 무거워서 못가져 간다며 실갱이를 벌이지만,

아무말 없이 차곡차고 싸주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오늘은 생각나네요...

 

저희 외할머니는, 한평생 불교인으로 사세요.

때 되면 조상님들 제사까지 꼬박꼬박 챙기시고,

불공이라면 어디서도 빠지지 않으시는 분이세요.

또 이른 새벽마다, 목탁을 두드리시며 불경을 읽으시는 분 이세요...

 

하지만, 할머니에게는 한가지 빠진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랑 입니다.

부처님을 지극히 모시기는 하시지만,

사랑이 있으시지는 않습니다.

의무적으로 부처님을 위해 해야할 도리를 빠뜨리지 않고 하시지만,

사랑을 빠뜨리셨습니다.

부처님을 사랑하셔서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을 위해, 자식들을 위해 억지로 믿고 따르십니다.

마치 불교판 바리사이인 이시라 하면, 이해가 빠를까요...

 

잠시 종교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종교라는 것이 정확히 어떠한 의미인지 저는 잘 모르지만,

제가 늘 강조하고 다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천주교는 종교가 아닙니다!!!" ^@^

 

언젠가, 한 선교사님께서 외치신 이 말씀에,

골룸바는 가슴이 뭉클!!!

저 짧은 한마디 만큼, 우리 천주교를 가장 잘 설명한 것이 없구나!!!

말도 못할, 감동과 하느님의 지혜를 받았던 순간이었습니다. ^@@^

 

그래요, 천주교는 종교가 아닙니다.

사람이 만들었어야, 종교지요 ^@^

천지창조부터 하느님께서 직접 세워주신,

야훼하느님의 자녀들이 바로 우리들 입니다.

자꾸만 하느님을 거스르는 우리들을 붙들고 싶으시어,

이 땅과 하늘을 이어줄 사다리로,

바로 당신 아들의 십자가를 이용하신,

그런분을 사랑하는 우리들은,

세속에서 일컫는 종교의 개념을 뛰어 넘은 사람들인 것 입니다.

 

신의 이름으로, 피를 부르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신의 이름으로, 귀신을 부르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신의 이름으로, 고통을 부르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우리는...

신의 이름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 입니다...

 

자랑스런 야훼 하느님의 자녀...

그 자랑스런 야훼의 자녀가 바로 이 골룸바요, 우리 모두들 입니다 ^@@^

호호호~ 갑자기 가슴이 찡~ 해지네요 ^@@^

 

저희 외할머니를 뵈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한평생 당신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신을,

가족을 위해, 자식들을 위해, 조상님들을 위해,

밤낮 섬기시는 할머니를 생각하면... 참 속이 상하지 뭐예요...

 

성경에, 죽어있는 신상보다 그 앞에서 엎드려 절하는 사람이 더 낫다 하셨지요.

그 이유는 바로, 우리 사람들은 살아 있기라도 하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죽어있는 신상앞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 맡기는,

우리 할머니같은 사람들을 보시는 하느님의 마음이,

어찌나 속상하시고 답답하시면... 서글프시면...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지난번에 할머니를 뵈었을때, 함꼐 하느님을 믿자는 제 말에,

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셨답니다.

"다 늙어서 절에 갔다, 성당 갔다, 교회갔다 안할란다.

 그냥 이렇게 대충 살다가 죽을란다..."

 

그모습이 얼마나 측은했던지요...

밥먹기 전에 성호경을 긋는 제게 늘, 말씀하십니다.

"어서 기도해, 니 엄마 잘 살게 해 달라고, 건강하게 해달라고, 어서 기도해..."

 

어쩌면 우리 할머니는,

하느님 집 번지수를 잘못 찾으셔서,

엉뚱한 불상 앞에 엎드리시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외할머니 얘기만 했더니,

돌아가신 친할머니가 섭섭하시 겠어요~

한평생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으셨던,

우리 친할머니 이야기 보따리도 다음번에 풀어놓겠습니다 ^@@^

 

오늘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화해 하라 하십니다. (마태오 5:20 ~ 26)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이 얼마나 사랑의 양보를 몸소 보이시는 하느님 이십니까... ^@@^

세상의 모든 죽어있는 신들은, 언제나 당신이 먼저랍니다.

하물며, 이웃과 원망관계가 좀 있은들,

그 중요한 예물바치는 것을 뒤로한 채,

화해먼저 하고 오라고 할 리가 만무합니다. >.<

 

가만히 생각을 해 봅니다.

화해 해야할 형제가 누구일까...

에구궁, 괜히 꼴보기 싫은 사람 한명이 생각이 납니다. >.<

이유야 어찌 되었든, 내가 억울하고 잘못이 없어도,

내가 먼저 손 내밀어야지... 싶습니다...

 

그럼, 그 손을 그 사람이 아닌 주님께서 먼저 잡아 주실 것 입니다. ^@^

나의 하느님은 언제나 그 손을 기다리고 계시는 하느님 이시니까요! ^@^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연옥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모자라서, 죽어서 까지 기회를 한번 더 주시는 우리 하느님...

마지막 한 닢의 원망과 죄가 있으면,

결코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하느님의 나라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곳의 왕이신, 우리 하느님께서는 얼마나 눈이 부실까요~ ^@^

 

지난주, 골룸바 꿈에서 보여주셨던,

우리 주님의 그 찬란한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 깊고 깊은 두 눈이 생각납니다.

마치 성우같이 우렁차신 그 목소리가 생각납니다.

그 품안에서, 그 목소리를 영원히 듣고 싶습니다.

 

마지막 한 닢까지,

세상에서 다 갚고 올라가고 싶습니다.

내 야훼 하느님의 자랑스런 딸이 되어,

사랑의 십자가 사다리를 건너,

영원한 당신의 나라로 제가 갑니다...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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