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먹구름 뒤의 빛나는 태양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2 조회수637 추천수5 반대(0) 신고

3월 12일 (일)요일 (마르코 9, 2-10)

 

"스승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5절)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8절)

 

오늘 하루, 근 30년 가까이 친교를 나누고 있는 분들과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성서공부를 하던 초창기에 창세기에서 마르코 복음까지 함께 한 그룹이기도 합니다. 봉사자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한 봉사자에게 함께 공부했던 그룹입니다.

 

성서공부를 함께 했던 한 자매님께서는 38세의 나이에 자녀가 네 명이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다섯째 아이를 낳기도 하였습니다. 함께 공부하면서 격려를 받았다고 오히려 겸양을 보이기도 하신 분입니다. 자녀분중에 신부님, 수녀님도 계신 분들로 신앙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분들이십니다.  

 

술도 묵은 술이 좋다고 오래 된 신앙의 동지 같은 분들과 함께 소그룹으로 피정을 하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피정에 임하면서 처음 묵상 할 때는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8절) 라는 귀절을 묵상하면서 저희 귀염둥이 민서(아브라함)를 떠올렸습니다.

 

엄마 말을 듣지 않았다가 엄마에게 혼나기도 하고, 자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서럽게 울기도 하는 만 세돌이 안된 아기입니다. 이 민서를 보면서 제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다가 고통을 당하는 것과 비슷하고, 제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시지 않을 때는 하느님께서 제게 더 좋은 것을 주시려는 것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습니다.

 

이런 아브라함이 엊그제 저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저는 단 것을 좋아해서 요플레나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사순절에 절제 해야 하는데...) 저녁에 퇴근후에 제가 이런 것들을 먹는 것을 보면 처음엔, 울고 막무가내로 떼를 써서 조금씩 주기도 하였는데, 아브라함 엄마가 하루에 한 개씩만 먹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요플레를 두 개 먹어서 설사 했지 않느냐고 참도록 가르쳐 주었습니다.

 

얼마전에만 해도 이미 한 개씩 먹었어도 또 먹겠다고 떼를 써서 제가 먹을 때 조금씩 또 주곤 하였는데, 엊그제 제가 "민서는 요플레하고 아이스 크림을 먹었으니까 내일 또 먹자." 달래니까 먹고 싶어하면서도 수긍을 하고 억지로 아기가 참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이 침(아이스 크림) 줘." 하다가 애를 쓰며 참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자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막무가내로 떼를 쓰던 아브라함이 이렇게 참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을 생각하며 제가 주님의 말씀을 잘 듣지 않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오후에 다시 한 번 묵상할 때 "스승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5절)라는 말씀에서, 제자들이 말했던 것과 같이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며 살아간다면 주님의 말씀을 더 잘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깨우침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사 강론 말씀의 요지입니다.

 

 "거룩한 변모의 체험은 먹구름 사이로 빛나는 태양이 반짝 비춰진 것과도 같다. 예수님의 수난 예고가 있으신 후, 거룩한 변모의 체험을 통해 예수께서 수난을 감내 하시고, 제자들도 후에 죽음을 불사하고 그분의 복음을 전하는데 앞장 섰던 한 요인이 된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도 먹장구름 너머에 희망의 빛이 비치고 있다. 신학교의 합격 통지서를 받고 내 인생의 모든 것을 비울 수 있을 것 같은 순전한 그 마음의 힘으로 때로 파도타기와 같은 현실의 내 모습에서도 그 때의 그 마음으로 돌아가 힘을 얻곤 한다." 

 

이 강론 말씀을 들으면서 저는 인간 관계에 대한 묵상이 되었습니다. 교사들과 때로는 어려움을 느끼다가도 서로가 서로에게 잘 해 주었던 체험으로 인해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게 아닐까? 또 웃 어른께 대한 실망감이나 서운했던 것들도 그 분이 전에 하느님의 사랑을 반영한 마음으로 잘해주었던 원 체험때문에 극복 될 수 있었음이 떠올랐습니다. 

 

이 빛나는 체험을 통해 예수님께서 수난의 길을 가시며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신 것처럼, 피정이나 깊은 기도나 삶의 사건들을 통해 하느님을 만났던 체험으로 때로는 무미 건조하기도 한 신앙생활을 잘 해 나아 갈 수 있는 힘을 받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소중한 기적적인 체험과 복음 묵상중에 만나 주시는 생명이신 주님을 체험함으로 인해 오늘도 내일도 꾸준히 그분께 나아가는 힘을 얻습니다.      

 

일상의 고달픔을 먹구름 뒤의 햇빛과도 같이, 피정을 통해 또다시 새롭게 추스르고, 말씀안에 살아 계신 그 분으로부터 힘을 얻고 또 다시 힘차게 내일을 열어가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