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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이찬홍 야고보신부님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3 조회수777 추천수8 반대(0) 신고

나해 사순 2주간 월 루가 6, 36-38-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알콜 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 반복되는 아버지의 술주정을 보고, 들으면 똑같이 성장했지만, 서로 다른 모습으로 생활했습니다.


큰 아들은 알콜 중독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당신은 왜 알콜 중독 치료자가 되었습니까? 라고 묻습니다.

그 때, 큰 아들은 말합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버지가 알콜 중독자였습니다. 매일 아버지의 술주정에 시달려 괴로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저의 어렸을 때 환경이 그렇다 보니, 알콜 중독 치료자가 되었습니다. 어렸을 적 좋지 않던 기억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둘째아들은 아버지와 같이 알콜 중독자가 되었습니다.

둘째 아들에게도 ‘왜 당신은 알콜 중독자가 되었습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그 때, 둘째 아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절규하며 말합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버지가 알콜 중독자였기 때문에, 매일 아버지의 술주정에 시달렸습니다. 보고, 들은 것은 이런 모습인데 저 역시 알콜 중독자가 된 것은 당연한 결과 아니겠습니까?’


똑같은 환경,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한 아들은 알콜 중독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되었고, 다른 아들은 알콜 중독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같은 경험, 아픔이라 하더라도 개개인의 처신에, 생각의 전환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예화입니다.


우리는 비판하면서, 동시에 비판하는 모습을 닮아간다는 말을 알고 있습니다. 두 아들 역시 똑같이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비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큰 아들은 아버지의 그릇된 모습을 보며 단순히 비판만 한 것이 아니라, 비판자의 올바른 모습을 지녔습니다.

‘나는 커서 저러지 말아야지.’ ‘나도, 아버지처럼 알콜 중독자가 될 수 있기에 늘 술을 조심해야지.’ 라며 긍정적이고 올바른 생각을 하며 성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둘째아들은 아버지의 모습과 행동을 비판하였지만, 그 비판 안에 머물려 버린 것입니다. 나아가 자신의 잘못,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탓을 자신에게가 아니라, 남에게 아버지 탓으로 돌렸던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보지 못하고, 보려하지는 않고 아버지의 잘못만 보며 비판하였던 것입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 “너희의 어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자비로운 사람은 비판하지 않는 사람이 아닙니다. 무조건 용서하고, 단죄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때로는 비판하고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비판, 단죄 안에 머물러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잘못, 허물만 보며 분개하는데 그쳐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런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 마음을 보는 사람입니다.


상대방을 비판, 단지하기에 앞서, 자신의 허물, 잘못을 먼저 보려는 사람입니다. 그러한 모습이 덕을 지닌 자의 모습 때문만이 아니라, 또한 예수님의 계명 때문만도 아니라, 자신 역시 똑같은 잘못을 하고 있고, 또한 잘못을 할 수 있다는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입니다.


늘 우리는 상대방을 비판, 단죄하며 살아갑니다.

자신의 허물을 먼저 보기보다는, 상대방의 허물을 보며 비판합니다.

그러나, 그런 행동에 그쳐 버린다면... 자신의 잘못, 허물을 상대방의 탓으로 돌려 버린다면...둘째 아들의 삶과 똑같을 뿐입니다.


남을 비판하고, 단죄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는 반구제기의 모습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참된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 하느님께 받은 사랑과 용서의 체험을 드러내기 위해서... 하느님께 받은 은총을 더욱 키워나가기 위해 지녀야할 모습입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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