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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도 떼를 쓰면 타일러 주시겠지요?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3 조회수570 추천수6 반대(0) 신고

어제 복음을 묵상했던 글 "먹구름 뒤의 빛나는 태양" 에 댓글을 올려 주신 김혜경 자매님의 "우리도 떼를 쓰면 타일러 주시겠지요?" 라는 물음에 적절한 예가 생각이 났습니다.

 

마침 어제 피정중에 한 분이 나누어 주신 예가 생각이 납니다.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두 분을 한 집에서 모셨던 자매님으로, 참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고 실천하며 사시는 존경하는 자매님의 이야기입니다.

 

두 어른을 모시고 살면서 힘이 들어 몸이 말라가자 시댁 어른들끼리 의논을 하시어 마침 시골에 있는 조카가 대학을 다니게 되어 집을 얻게 되자 할머니와 함께 지내시도록 교통정리를 하였습니다.

 

처음에 시어머니께서 조카와 함께 지내시게 되자 저는 너무 좋아하였습니다. 시어머니를 모시지 않게 되어 우리끼리 자유롭게 살게 된 것을 너무 좋아하였습니다. 그러나 시어머니께서는 별로 안 내켜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시어머니께서 한 달이 되어 저희 집에 다니러 오셨다가 가실 때, 대문 앞에서 저도 모르게 "어머니 오시고 싶으시면 다시 들어 오세요." 라는 말을 하고 순간 후회를 하였습니다. 시어머니를 배웅하고 방에 들어오자, "내가 미쳤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너무 좋아 하시며 바로 집으로 다시 돌아 오셨습니다. 그러자 이게 웬일입니까? 건강하시던 시어머니께서 한 달도 안 되어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두어달 전에 저희 친정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지금도 마음이 아픕니다. 친정 어머니를 막내 딸인 제가 평생을 모시고 살다가 얼마전에 혼자 지내고 계신 언니와 함께 사시게 되었습니다. 친정 어머니 역시 평생을 막내딸과 함께 살아오셔서인지 저희 집에 오시고 싶어 하셨습니다.

 

언니 집에 가서 어머니와 언니가 서로 불편해 하는 것을 보고 제 마음도 편치 않았습니다. 골절을 해서 편찮으시기도 하고 치매증상이 있으시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친정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한 달 전쯤에 시집간 딸이 전화를 해서 할머니를 집으로 모셔 오라고 하였습니다.

 

아들도 이런 제안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평소에 그렇게 남을 배려하는 성품이 아닌 딸이 이런 말을 하자, 저는 "자기가 모시지 않으니까 얼마나 힘이 든지 모른다." 며 내심 짜증스러웠습니다. 어머니가 계시면 지금 하고 있는 봉사도 못하고 외부 활동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게 한 이유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달 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시자 저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령께서 아이들을 통해서 제게 말씀 하셨는데도 제가 듣지 않았다는 것을 ....시어머니가 돌아가실때도 저도 모르게 "어머니 다시 오세요." 라고 한 말도 성령께서 일러 주셨으니까 한 것입니다.

 

이렇게 성령께서 타일러 주시나, 저는 제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것 같습니다. 평생을 모셔온 친정 어머니께 대한 소홀함으로 이런 아픔을 겪는 것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저에게 피정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또 타일러 주고 계십니다.

 

온전히 나에게 내어 맡기며 나와 함께 생활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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