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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얼굴"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3 조회수857 추천수8 반대(0) 신고

◈ 얼굴 ◈


2006.3.13 사순 제2주간 월요일

다니9,4ㄴ-10 루가6,36-38

                                                               



“내 영혼,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건만
그 하느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까?”

그립고 보고 싶으면 무엇보다 생각나는 게 얼굴일 겁니다.
문득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이란
가요 첫마디도 떠오릅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지갑에 사랑하는 아내나 자식들의 사진을 넣어 가슴에 품고 다니다가
종종 꺼내 보곤 합니다.

보고 또 보아도 계속 보고 싶은 얼굴이 있는가 하면,
보자마자 외면해 버리고 싶은 얼굴도 있을 것입니다.

참 신비한 게 얼굴입니다.
아마 신체 중 가장 공력을 쏟는 소중한 부분이 얼굴이며,
하루 중 가장 많이 거울에 비춰보는 얼굴일 것입니다.

그래서 얼굴에 대한 평가에는 누구나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범죄인들을 보아도 거의 대부분 카메라 불빛이 터지는 순간
본능적으로 얼굴을 가려버립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도 부끄러움이 없기를...”
윤 동주 시인의 서시 앞부분에서처럼,
부끄러움 없이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얼굴을 지닌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죄지어 부끄러움 가득하면 저절로 얼굴을 들지 못합니다.

오늘 다니엘의 고백에 그대로 공감합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의로우십니다.
그러나 저희는 오늘 이처럼 얼굴에 부끄러움만 가득합니다.
저희가 당신께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주 저희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고 용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저희는 주님께 거역하였습니다.”

죄를 진정 뉘우쳐 얼굴 숙이는 모습도 참 아름답습니다.
그 얼굴 겸손으로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가난해도 죄 없이 사는 자,
그리하여 부끄러움 없이 얼굴 들어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러나 죄짓지 않으려는 부정적, 소극적 노력보다는,
하느님 자비 공부에 전념하는 긍정적, 적극적 노력이 백배 좋습니다.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매일의 공동미사나 성무일도, 성독(聖讀)시간,
자비하신 하느님을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의식적으로 얼굴을 들고
자비하신 하느님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자비하신 하느님 공부에 전념하다보면
마음은 순수해지고 죄의 뿌리도 점점 시들어 죽어 갈 것입니다.


저절로 남을 심판하는 일도, 단죄하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몰라서 심판이요 단죄지,
정말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아갈수록
우리 마음 자비로워져 이웃을 용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매일의 복된 미사시간,
가능하면 얼굴을 들고 하느님을 뵙듯이 제대를 바라보면서
찬미와 감사의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하도록 합시다.

하느님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얼굴을,
하느님의 자비하신 마음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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