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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빌라도와 같은 나의 처신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4 조회수778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빌라도 앞에 서신 예수(요한 18, 28-38)

 

사람들이 예수를 가야파의 집에서 총독 관저로 끌고 갔다.(28절)

 

죄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끌려 다니시는 예수님을 보며, 내가 져야 할 십자가가 아닌 것 같은데, 때로는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부당하게, 교묘하게 함께 싸잡혀 들어갔던 상황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럴 때, 억울하고 이것은 옳은 것이 아니라며 부당하게 연루시키려는 사람을 비판하며 못마땅해하며 분개하기도 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바라보며 좀 더 인내하고 침묵하면서 내가 마땅히 증언해야 할 입장이 될 때, 증언을 용감하게 하고 그것으로 나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온다 하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낳았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형선고를 받으신 예수(요한 19, 1-16)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줄 기회를 찾기 시작하였다.(12절)

빌라도는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그들에게 내어 주었다.(16절)

 

빌라도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군중들의 소요를 두려워하여 자신의 내면에서 울려 오는 진리를 향한 소리를 외면하고 현실적인 이익을 추구하며 현실과 타협합니다. 이러한 빌라도의 모습에서 제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옳은 소리를 하다가 잘못을 덮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질시를 받았습니다. 그것이 한 이유가 되어 수모를 당하기도 하였지만, 지금 제 마음은 편안합니다. 그 일을 겪을 당시는 좋은게 좋다고 적당히 함구하고 있었으면 편했을텐데 굳이 왕따당하는 아픔과 수모를 겪으면서 힘들어 했습니다.

 

같은 일로 이 번에는 내심의 소리는 아닌 것 같았는데 군중심리와 혼자 반대하기가 두려워 동의를 하였습니다. 그 때는 편했는데 지금까지 께름칙합니다. 이렇게 열매를 보고 결과를 보면 성령을 쫓아서 한 일인지, 악신을 쫓아서 한 일인지 드러나게 됩니다.

 

우리는 이렇게 현실의 이익과 본성을 따라 선택한 것들이 얼마나 공허하고 결코 나를 진정으로 만족시켜 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불나방이 불을 보고 뛰어 들듯이 본성적으로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들을 선택합니다. 제가 빌라도와 같이 내면에 있는 두려움을 회피하기 위해 타협하였던 것을 아파합니다.

 

예수님께서 진리를 위해 몸 바치시는 것을 바라봅니다. 그분과 함께 의연히 진리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감히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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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희 (tenghong) 쪽지 대댓글

    고르넬리아 자매님! 골룸바 왔어요 ^@@^ 빌라도와 같은 마음... 저 또한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마음의 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앞뒤 상황 안재고, 무대포로 주님향해 돌진해야 하는데, 그럴용기가 없는지 애써 외면하는지 그냥 대충대충 하려는 이 마음을 모두 던저버리고, 저도 자매님과 함게 진리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청하고싶습니다. 좋은 말씀 나눠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랑해요 ^@@6

    2006-03-14 추천(0)
  • 남재남 (jnam32) 쪽지 대댓글

    제가 싫어하는 말중 하나가, "좋은게 좋은거지"입니다. 바르고 건강한 경우는 드물고-사실 그런 경우엔 그런 말할 필요도 없지요- 옳지않는 일을 하면서 혼자는 혹은 저들끼리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까지 모두 엮으려는건데....그때 자신을 제외한 모든이가 그런 사고를 가진 집단에 있으면 겪게되는 수모와 모욕, 누명 뒤집어쓰기는....참고 참다보면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그래서^^.....하느님이 축복이자 자랑이지요. 감싸~해~용, 하느님.

    2006-03-14 추천(0)
  • 김혜경 (jangmee) 쪽지 대댓글

    불의를 보고 슬며시 외면하는 내 모습이 빌라도와 무엇이 다른가?... 입 다물고 있는 요즈음의 제 모습입니다.....

    2006-03-14 추천(0)
  • 박영희 (corenelia) 쪽지 대댓글

    골롬바 자매님, 빌라도와 같은 제 마음과 행동을 다시 들여다 봅니다. 고맙습니다. 공감해 주셔서...

    2006-03-14 추천(0)
  • 박영희 (corenelia) 쪽지 대댓글

    남 요안나 자매님, 비슷한 상황을 리얼하게 묘사해 주셔서 이심 전심으로 통하네요. 패거리 문화가 좀 지양되어야겠지요...감사합니다.

    2006-03-14 추천(0)
  • 박영희 (corenelia) 쪽지 대댓글

    김장미님,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고, 입을 열어야 할 때 입을 열어주시라고 주님께 의탁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자신들을 잘 볼 수 있도록 비춰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2006-03-14 추천(0)
  • 김창선 (cskim74) 쪽지 대댓글

    저도 때론 연악한 갈대이기도 했습니다. 사순절에 묵상하기에 좋은 글에 감사드리며....

    2006-03-14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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