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5 조회수783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06년 3월 15일 사순 제 2주간 수요일

 

 


 

제 1독서 예레미아 18,18-20

 

복음 마태오 20,17-28

 

 

 

공주병이 조금 심하다는 평을 받는 엄마가 있었습니다. 이 엄마가 음식을 해놓고 아들과 함께 식탁에 앉았어요. 그리고는 이렇게 아들에게 말합니다.

“아들아, 이 엄마는 얼굴도 예쁜데 요리도 잘하지? 이런 걸 사자성어로 뭐라고 하지?”

물론 엄마가 기대한 사자성어는 ‘금상첨화(錦上添花)’였지요. 그런데 아들은 “자화자찬(自畵自讚)”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엄마는 다시 “그거 말고 다른 건데…….”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아들이 “과대망상(誇大妄想)이요?”라고 답합니다. 이에 엄마는 화가 난 상태에서 힌트까지 이렇게 줘요.

“금 자(字)로 시작하는 거야. 이제는 알겠지?”

이에 아들은 자신이 있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아~ 이제 알겠다! 금시초문(今始初聞)이죠? 맞죠?”

이 엄마의 실망이 얼마나 컸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착각에서 조금이나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어쩌면 우리들도 이 세상 안에 살면서 이와 비슷한 착각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신앙생활에 있어서 그렇지요. 이런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신부님, 제가 얼마나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줄 아십니까? 저는 주일미사를 한 번도 빠진 적이 없고, 시간이 되면 평일미사까지도 나갑니다. 그리고 남들에게 못된 짓 하나도 하지 않고 정말로 착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왜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악하게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잘 살게 해주면서 왜 저에게는 이렇게 상처만 주십니까?”

어쩌면 이런 마음도 공주병, 왕자병의 모습이 아닐까요? 자신은 옳다는 생각. 그래서 누구보다도 큰 선물을 받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바로 이 순간 주님을 떠올려보세요. 아무런 죄도 없으신 분, 오히려 우리의 죄를 관장하시는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인간의 판결을 받아서 고통과 시련, 죽음을 체험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왜 이런 상처를 받아야 했을까요? 맞습니다. 이 세상의 고통과 시련이 전부가 아님을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착각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당신의 몸으로 직접 보여주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청을 올립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자신의 아들들을 영광의 자리에 올려달라는 청이었지요.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문제는 이 말에 발끈하는 제자들의 모습입니다. 즉, 자기들 역시 그 영광의 자리에 올라가고 싶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들 모두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만 열심히 따르면 영광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그들은 그냥 겉에서만 지켜보면서 따르는 것만을 생각했던 것입니다. 즉, 예수님 말씀처럼 남을 섬기는 사람, 종이 되지 않으면서도 영광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착각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들도 남보다 조금 더 잘 산다고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착각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웬만큼 살지 않고서는 하늘나라에 결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왕자병, 공주병에서 벗어납시다.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좋은 글' 중에서)


 

 

미켈란젤로가 어느날 대리석 상점 앞을 지나다 거대한 대리석을 보았다. 그는 상점 주인에게 그 대리석의 값이 얼마냐고 물었다.

가게 주인이 대답했다.

"그 대리석은 돈을 받지 않습니다. 지난 10년간 그것을 팔려고 했지만 아무도 쳐다보는 이가 없었습니다. 보시다시피 가게는 비좁은데 그것이 공간을 다 차지하고 있어서 여간 골칫거리가 아닙니다. 원하신다면 그냥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그래서 미켈란젤로가 그 대리석을 공짜로 얻어 자기 작업실로 운반했다.

그로 부터 1년후, 미켈란젤로가 그 대리석 상점 주인을 자기 작업실로 초대했다.

"와서 보시오. 그때 그 대리석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그의 작품을 본 상점 주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것은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 그리스도를 껴안고 있는 상으로, 예수가 그녀의 무릎 위에 누워 있었다. 그것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가운데서도 걸작으로 뽑히는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상 중의 하나이다.

가게 주인이 물었다.

"어떻게 이런 훌륭한 조각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까?"

미켈란젤로가 대답했다.

"내가 이 대리석 앞을 지나치려 하는데 예수가 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나는 지금 이 대리석에 누워있다. 불필요한 부분들을 떼어내 내 모습이 드러나게 하라." 대리석 안을 들여다 본 나는, 어머니 무릎에 누운 예수의 형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형상이 숨어 있었기 때문에 그 대리석이 그토록 기묘한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단지 예수가 시키는 대로 불필요한 부분을 쪼아냈을 뿐이라오."

그후 그 조각상은 바티칸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십 수년 전에 한 미치광이가 망치로 예수와 마리아의 머리 부분을 깨뜨려, 그 아름다움을 망가뜨리고 말았다. 경찰이 그를 체포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법정에서 그 미치광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미켈란젤로가 아니기 때문에 그처럼 위대한 조각 작품을 탄생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파괴할 수는 있었습니다. 어째든 나는 내 이름이 역사에 남고, 내 자신이 신문 전면에 실리기를 원했습니다. 이제 나는 성공했으니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재판관은 기가 막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는 단지 자기 얼굴을 알리고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치있는 예술품을 부순것이었다.


Bill Douglas - Forest Hy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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