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白色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5 조회수926 추천수14 반대(0) 신고

그래픽 디자인을 하는 저는,

인쇄와 뗄라야 뗄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종이위에 그리는 그림이 아닌,

컴퓨터로 그리는 그림은, 반드시 출력이 되어야 하니까요...

 

내가 컴퓨터로 그려낸 무언가가,

하얀 종이위로, 네가지 잉크를 뿌리며,

출력이 되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뿌듯하고 보람있는 제 일이랍니다 ^@^

 

매일매일 하는일이고, 또 보는 것인데도,

어제는 문득, 하얀색의 잉크는 없다는 사실이 새삼 다르게 와 닿았습니다.

예를들어, 컴퓨터로 검정바탕 위에,

흰색으로 이름을 써서, 출력 하면,

흰색 잉크가 검정바탕위에 뿌려지는 것이 아니라,

하얀종이위에, 이름을 제외한 공간에 검정잉크로 채워집니다.

바로 흰색 이름은, 종이의 색깔 그대로 남아있게 되는 것 이죠.

 

어제따라 골룸바는 또 생각이 깊어 졌습니다 ^@^

왠지 흰색이 꼭 우리 하느님 같아서 말예요.

다른색을 섞어 만들어 내는 색이 아닌,

그 자체로 아름다운 빛깔을 지닌 흰색이,

언제나 그대로, 고유하신 우리 하느님을 닮았지 뭐예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꾸만 꾸미려 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때에따라, 장소에 따라 또는 함께 있는 사람들에 따라,

변하는 제 모습을 말이죠...

하느님이 제게 주신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아름다움 보다는,

세상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꾸만 다가서려는 제 모습에서,

저는 어느덧 하느님의 흰색을 점점 잃어가고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제 꿈속에 자주 등장하십니다 ^@^

묵상글을 통해서도 여러번 나누기도 할만큼요...

언젠가 산들바람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성체를 받아 모시는 꿈을 꾸었는데,

그때 저에게 보내주신 성체의 빛깔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른건 다 잊어도, 그 하얀 빛깔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 입니다.

희다 못해, 투명하였던 그 백옥같은 성체는,

이 세상에서는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이 세상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흰 빛깔 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모습 또한,

온통 눈부신 빛으로 가득하십니다. ^@^

 

참 아름다우신 분 이십니다.

어떠한 죄악에도 물들지 않으신 분 이십니다.

 

저는, 왜 자꾸 사람을 죄인이라 하는지,

그 이유를 도무지 알지 못 하였던 때가 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도 죄인이라는 것이,

너무 억지 같아 보이기도 하였지요...

하지만, 주님의 빛깔을 보고는 자연스레 알게 되었답니다.

다시는, 인간이 왜 죄인인지 물어보지 못하게 되었어요. ^@@^

 

무엇에 의해 만들어 지지 않은 색이 흰 백색이라면,

우리 하느님 또한 그냥 그 존재 자체로 사랑의 하느님 이시랍니다 ^@^

 

오늘은 우리 예수님께서,

당신께서 겪으실 수난에 대해 귀뜸을 해 주십니다. (마태오 20:17 ~ 28)

심각하게 말씀하시는데, 한 여인이 산통을 깨어 놓았지요 >.<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이게 왠 상황 파악 아니되는 말이랍니까... >.<

예수님께서 당신이 당하실 고통, 수난, 죽음 그리고 부활을 말씀하시는,

이 중요한 대목에서, 톡! 끼어들어 아들들좀 잘 봐달라니요...

골룸바 같았으면, 머리라도 한대 콕! 쥐어 박아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하지만, 자식사랑하는 부모마음은, 역시 부모가 알아 준다고,

주님께서는 제 마음처럼 그 여인을 콕! 쥐어박지는 않으셨습니다 ^@^

 

그래요, 당신 자녀들을 위해 겪으실 수난을 말씀하고 계시는,

예수님의 마음과, 그 여인의 마음이 어쩌면 닮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사랑의 크기와 깊이는 다를 지라도,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님께 청하는 그 여인의 모습에서,

어쩌면 주님은 당신의 마음을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절박함을 느끼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아픔을 느끼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어쩌면 이 말씀이 바로,

투명한 흰색으로 가는 비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섬김을 받고 싶고, 첫째가 되고싶은 검은 우리에게,

조금씩 조금씩 더러운 때를 벗겨 내시며,

당신의 그 고운 흰빛깔을 조금씩 내 비치시는 우리 주님이 아니실까요.

 

우리 스스로가 섬김받고 싶고, 첫째가 되고싶은 욕망을 버릴때,

어쩌면 주님께서 초고속으로 때를 벗겨 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온전히 우리 주님의 백색 (白色)으로,

도배된 우리들이 서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오늘은 성령기도 모임에 가는 날 입니다.

월요일 부터, 오늘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오늘이네요 ^@@^

오늘도 주님은 골룸바 선물을 열심히 포장하고 계실거예요.

제가 다 받아 챙겨와야 할텐데요... ^@@^

어느덧 퇴근시간이 다가오고, 제 마음은 조금씩 뛰기 시작한답니다 ^@^

아마, 우리 주님 마음은 더 많이 뛰고 계실거예요~ ^@^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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