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미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6 조회수700 추천수8 반대(0) 신고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으셨던 자리에 세워진 성당/ 홍종원>

 

 

 마르(15, 33-41) 숨을 거두신 예수

 마르(15, 42-47) 무덤에 묻히신 예수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34절)

 

많은 사람들에게 죽음은 신체적으로 노쇠하든 병으로든 사고로든 어쩔 수 없이 주어집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의로 죽음을 받아들이십니다. 사랑으로 희생하십니다.

 

친정 어머니가 돌아 가시는 장면과 남편이 운명하는 장면을 회상하면서 저에게 죽음이 아주 먼 사실로 받아들여지던 것에 흠칫 놀랐습니다. "아! 정말 그래, 내게도 어느 날 맞이해야 할 죽음의 순간은 필연적인 거야." 내게는 죽음이 아주 먼 것 같이, 아니 영영 다가오지 않을 것처럼 자신의 약점과 죄스러움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안이한 삶의 모습이 불현듯 두려워졌습니다.

 

평범한 죽음도 이토록 두려운데, 예수님께서는 참혹한 죽음을 피하지 않으시고 고통의 극치를 다 겪으십니다.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을 함께 당하십니다.

 

기적을 베풀 때 따라다니던 군중들, "호산나 다윗의 자손" 이라며 열광하던 군중들이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의 부추김에 놀아나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라고 외쳐대며 당신을 죽음으로 몰아 넣을 때 무력하게 당하십니다.

 

죄수로 못박히시는 육신의 아픔과 심적인 아픔 한가운데서 그분의 힘을 지탱시켜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제 한 자매님의 묵상 나눔에서 "성모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못박고 조롱하는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으실 수 있으셨던 것은 성모님의 시선이 오로지 당신의 아드님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느껴졌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공감을 했었습니다.

 

이와는 비교가 안 되는 아픔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 대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헤어나오기가 어려운 저입니다. 헤로데의 교활한 모습을 들으면, 앞에서는 저를 위해주는 척하며 뒤에서는 저를 힘들게 하는 언행을 한다며 이웃을 판단하고 질시하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성모님이 아드님을 죽이는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 예수님께 시선을 집중하고 마음이 가 있으셨던 것과, 예수님께서 수치스러운 참혹한 죽음을 당하실 때, 아버지 하느님께 집중하셨기 때문에 가능하셨던 것 처럼 제가 주님께 제 온 마음을 드릴 때 사소한 원한에 사로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 제가 생각만으로가 아니라 당신께 대한 굳건한 마음으로 인해 저를 부자유스럽게하는 악습과 악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저를 지켜 주소서! 저는 당신께 의탁하지 않으면 시시각각 악으로 기울어지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당신의 자비에 저를 맡겨 드립니다.

 

복음의 이 장면을 묵상하는 가운데 한 자매님께서는 갑자기 8세의 나이에 하늘나라로 간 조카의 죽음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경기를 하다가 간질 증세를 보이며 발작을 하던 조카가 엄마 아빠가 일하러 나가고 없었을 때, 돌봐주던 아주머니가 약을 사러간 사이에 혼자서 운명을 했던 가슴 아픈 기억입니다. 예수님께서 외롭게 고독하게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시는 장면을 묵상하는 가운데 조카의 죽음과 예수님의 죽음을 일치하며 마음이 아프기도 하였고 위안이 되었습니다."

 

자매는 아픈 눈물을 흘리며 갑자기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가족들이 받았던 아픔을 바라보며 치유해 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꼈습니다. 이 나눔을 들으면서 자매님의 조카가 혼자 죽어갔을 그 순간이 너무 가엽게 느껴지고 마음이 아프면서 예수님의 고독한 죽음의 상황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이제 곧 시작될 전례안에서의 당신의 수난에 제가 방관자로서 구경꾼으로서 남지 않고 당신의 수난이 저의 죄 때문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아파 울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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