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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찾기 / 류해욱 신부님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16 조회수807 추천수10 반대(0) 신고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네』中 에서
예수회 류해욱 신부님 글 / 바오로딸 펴냄


 

날마다 집 앞 흔들의자에 앉아서 하느님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자리를 뜨지 않겠다고 결심한 노인이 있었다.

 

 

어느날 이웃집에 사는 리치가 데굴데굴 굴러가는 공을 잡으러 왔다가 노인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날마다 흔들의자에 앉아서 뭘 찾으세요?"
"너는 모를 거다. 설령 말해줘도 너는 도움이 안 될 것 같구나."

 

 

"그래도 할아버지, 이야기해 주세요.

혹시 도움이 될 수도 있잖아요."
"오, 그렇구나. 리치야, 나는 하느님을 찾고 있단다."

 

 

할아버지의 말에 리치는 깜짝 놀랐다.
"매일 흔들의자에 앉아서 하느님을 찾고 계셨다고요?

정말이세요?"

 

"그럼 정말이고 말고.

죽기 전에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확인해야겠어.
어떤 증거라도 발견해야 하는데 아직 하나도 찾지 못했단다."

 

 

"증거요? 증거라고 하셨어요?"
"그렇단다."

 

 

"할아버지, 하느님은요, 할아버지가 숨쉴 때마다
꽃의 향기를 맡을 때마다 증거를 주시고 계세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실 때도 증거를 주시고요,
아기들이 태어날 때도, 할아버지가 누군가를 가슴에 안고
사랑의 마음을 가질 때도 그것이 바로 하느님이 계시다는 증거예요.
주위에 온통 하느님이 계시는데
할아버지는 그것을 믿지 않으시니까 하느님을 못 만나는 거예요.
하느님은요, 할아버지 마음 안에도 제 마음 안에도 계시니까
하느님을 찾으려고 할 필요가 없어요."

 

 

한 손을 허리에 얹고 다른 한 손으로는 공중을 가리키면서 리치는 말했다.

 

 

"우리 엄마가 그러시는데 만일 어떤 대단한 것을 찾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눈을 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래요. 왜냐하면 가장 단순한 것을 보는 것이 하느님을 보는 것이고 그 속에서 생명을 보는 것이 곧 하느님을 보는 것이래요."

 

 

노인이 말했다.
"리치야, 넌 정말 똑똑하구나. 하느님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고,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구나."

 

 

리치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자기의 작은 손을 노인의 가슴에 대고 상냥하게 말했다.

 

 

"그것은 여기 할아버지의 가슴 속에서 찾아보세요. 그러면 할아버지도 보게 될 거예요." 리치는 길을 건너가더니 길가에 핀 꽃 향기를 맡고는 노인을 쳐다보며 웃었다.

 

 

...들국화 향기 은은한 이 가을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리치 엄마의 말처럼 믿음이란 먼 곳에 있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이같은 단순한 마음, 길가에 핀 한 송이 꽃에서도 하느님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마음이다.

 

 

어린 리치와 같이 길가에 핀 꽃 향기를 음미할 여유만 있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일상 속에 계심을, 우리의 가슴속에 살아 계심을 느낄 수 있을 텐데, 어린아이 때의 마음의 여유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어린 리치가 정확하게 하느님에 대해 알려주어도 그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내 모습같아서 얼굴이 붉어진다....!

 

  † 찬미 예수님, 가장 단순한 것을 보는 것이 하느님을 뵌다는 리치 엄마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멀리서 힘들게 하느님을 보물찾기하고 계시나요? 사실 하느님은 너무도 우리 가까이 계셔 미처 알아뵙지 못하고 있었나 보네요.^^*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시고, 은혜로운 사순절 되십시오~♡
 Quelque Chose Dans Mon Coeur(내 마음속의 무언가가)/E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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