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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요셉"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0 조회수682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6.3.20 월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사무 하7,4-5ㄱ.12-14ㄱ.16 로마4,13.16-18.22 마태1,16.18-21.24ㄱ

                                                                



"성 요셉"



요셉 성인하면
여기 요셉 수도원의 든든한 배경과도 같은 불암산이 연상됩니다.

아버지의 집을 찾듯
수도원을 찾는 대부분 이들이 수도원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
다음 시에 대해 공감한다 합니다.

제가 가끔 인용하는 6년 전에 써 놓았던 ‘산처럼’이란 시입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가슴 활짝 열고
모두를 반가이 맞이하는
아버지 산 앞에 서면
저절로 경건, 겸허해져
모자를 벗는다.

있음 자체만으로
넉넉하고 편안한
산의 품으로 살수는 없을까?
바라보고 지켜보는
사랑만으로
늘 행복할 수는 없을까?
산처럼!”

예수, 마리아, 모자의 산 배경과도 같은 요셉 성인이셨습니다.

문득 예전 어느 모범적 가정을 방문했을 때
벽에 걸려있던 사진에 오랫동안 눈길이 멎었던 적이 생각납니다.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찍은 가족사진으로 참 평화롭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평화로운 가족사진이 걸려있었던 집들, 십중팔구 성가정이었습니다.

아마 이 가족사진, 알게 모르게 무언의 가정교육이 되어
자녀들의 무의식 안에 사랑과 안정의 푸근함을 깊이 심어주었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벽에 이런 저런 사진들이 참 많이도 걸려있었던
푸근하고 정겨운 가정 분위기였기에 청소년 문제가 거의 없었는데
오늘은 너무나 썰렁한 가정 분위기라
청소년 비행도 날로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가정이 보금자리 품의 역할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고, 가정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우선적인 게 믿음의 부모들입니다.
요셉 성인이 그 모범입니다.

부모는 자녀들의 거울입니다. 그대로 부모를 보고 배우는 자녀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셉 성인의 처신이 얼마나 신중하고 배려 지극한지요!
이 또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짧은 묘사 속에 요셉 성인의 됨됨이가 그대로 들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배우자의 혼전 잉태 사실의 충격은 접어두고
마리아의 안위부터 배려한 깊고 넓은 산 같은 요셉 성인의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 있어 가정의 평화입니다.
시시콜콜 따지고 밝히고 하다보면 가정의 평화는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이런 너그럽고 따뜻한 마음, 하느님께 맡기는 믿음 있어 가능합니다.
믿음의 사람,
침묵의 사람이요,
잘 듣는 사람이요,
기도의 사람이요,
순종의 사람이요 겸손의 사랑입니다.
바로 여기 모두에 해당되는 사람이 요셉 성인이었습니다.

마치 침묵의 산처럼 뒤로 물러나 넉넉한 배경의 품되어
성가정을 감쌌던 요셉 성인이요,
아래로 내려와 겸손의 땅 마당 되어
성가정을 받쳐주며 평생을 살았던 무아(無我)의 사람, 요셉 성인이셨습니다.

요셉 성인이 꿈에 주님의 천사의 말씀을 들었다는 이야기,
침묵의 기도 중에 주님의 말씀을 들었다는 이야기이고,
주님의 천사의 명령대로 지체 없이 순종하여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인 요셉 성인입니다.

요셉의 믿음 안에서 형성된 그 고매한 인품을 통해
그 가정 배경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마 요셉 성인은 부모로부터
구약의 믿음의 사람들에 대해서
숱하게 들어왔을 것이고 교육도 받아왔을 것입니다.
면면히 계승되고 있는 유대인들의 가정교육을 보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통과 단절된 뿌리 없는 교육이 문제입니다.
흔히 ‘집안이 좋다.’ ‘가통이, 가풍이, 가훈이 있는 집안이다.’라는 말들,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가정의 정체성 형성이나 유대감 형성에
가통이나 가풍, 가훈의 필요성이 참 절실합니다.

제 멋대로 방치된 학교 교육이요, 가정교육이라면 아이들의 장래가 암담합니다.
우선 요셉 마리아 같은 믿음의 부모들이 되어
성가정의 가통을, 가풍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혼탁하고 혼란스러워도
신앙에 뿌리내린 성가정이라면 희망이 있습니다.

성가정의 믿음을 먹고 자란 자녀들,
결코 세속에 오염되거나 변질되지 않겠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그 생생한 증거를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특히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목숨을 걸다시피 믿음으로 키운 자녀들,
결국 커서도 하느님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어쨌든 부모들, 끝까지 믿음의 끈, 기도의 끈을 놓아선 안 됩니다.
얼마 전 어느 성당에서는 ‘성경 가훈 봉헌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참 참신한 발상이요 시도라 생각됐습니다.
가족이 함께 의논 해 성경에서 가훈을 택한 후
다음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자주 본다면
알게 모르게 의식 깊이 스며들어 그 가족의 정체성인 가풍을 형성할 것입니다.

가훈 밑에 함께 찍은 가족사진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 요셉 수도원의 가훈은 ‘기도하고 일하라’입니다.

평생 기도와 노동에 전념했던, 우리 수도원의 주보성인이신 성 요셉,
그리고 사부 성 베네딕도의 영성에 그대로 들어맞는 가훈입니다.

오늘은 참 좋은 날,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구약의 아브라함의 믿음을,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하느님을 믿었던 아브라함의 믿음을
그대로 이어받았던 성 요셉이요,
나탄을 통해 다윗에게 내린 주님의 예언 말씀도
성 요셉을 통해서 그대로 실현됨을 봅니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이 미사 중에 우리 모두 성 요셉께 전구를 청합시다.
성 요셉이여, 간절히 청하오니 하느님께 빌어주시어
저희가 예수님을 사랑하며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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