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Re: 아브라함의 돌출 행동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1 조회수393 추천수3 반대(0) 신고

윗 글은 친구가 어느 사이트에서 옮긴 것 같은데 제게 메일로 보내준 글입니다.

 

이 글을 읽으며 문득 저희집의 귀염둥이 아브라함이 생각났습니다. 어느 날, 제가 이제 막 백일을 지난 아브라함의 동생 요셉을 들여다보고 있으려니까 아브라함이 제 등뒤로 달라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았습니다. 두 팔로 목을 휘어 감은 아직 만 세 돌이 안된 아브라함의 손힘이 어찌나 센지, 팔을 떼려니까 제가 나둥그러질 정도입니다. 

 

그 뒤로 몇 번 그런 일이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러자 어느 날 아브라함이 그런 행동을 하자 이를 보고 있던 아브라함의 엄마가 "등만 보면 달라붙는다." 고 말하였습니다. 제게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등만 보면 그러는게 아니다. 동생 요셉이만 예뻐하는 것 같아서 엄마나 아빠나 할머니의 사랑을 확인하려고 그러는 것일게다. 어디 한 번 내가 해 보겠다." 며 요셉이를 바라보지 않고 등을 보여 보았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다시 동생 요셉이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자 잽싸게 제 등위로 올라와 달라붙었습니다.

 

저녁이면 아브라함과 함께 누워서 묵주기도도 함께 하고 옛날 이야기도 들려주곤 합니다. 어느 날인가 피곤해서 도저히 묵주기도를 드릴 수가 없었는데, 아브라함이 아기들 특유의 발음으로 묵주기도 하는 것이 예뻐서 아브라함과 계응으로 묵주기도를 3단까지 바치고 잔 적이 있습니다.

 

제가 아브라함에게 말했습니다. "민서야, 할머니는 이 세상에서 민서가 제일 예쁘단다." "왜요?" "응, 아브라함은 성모송도 하고 하늘에 계신...도 잘 하고, 영광이...도 잘하고, 기도를 잘 해서 제일 예쁘단다. 요셉이도 이쁘지만 아브라함이 제일 좋다."

 

아브라함은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요셉이를 예뻐하다가도 어느 날은 요셉이 얼굴에 손수건을 덮었다가 어른들에게 혼나기도 해서인지 아브라함은 가끔 한 숨을 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모습을 보고 아브라함이 안쓰러웠습니다.

 

딸에게 이런 이야기를 충분히 해주고 아기도 예뻐하지만 아브라함에게도 항상 배려하며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라고....

 

아브라함의 등뒤에 달라붙는 행동은 어쩌면 어제 올린 신 신부님의 강론 말씀에 나왔던 이불자락인지 모르겠습니다. 동생이 생겼을 때, 처음에 동생을 대면할 때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갓난 동생도 아빠가 안고 있고, 엄마가 잘 이야기해주고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동생이 예쁘면서도 엄마의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겼다는 아픔이 공격적으로 돌출되는 것을 보면서 아브라함에게 "예쁘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 는 말을 더 자주 들려주고 안아주는 요즈음입니다.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긴 듯한 아브라함의 마음이 위안이 되고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