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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팔 저울
작성자김선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2 조회수561 추천수3 반대(0) 신고

찬미 예수님!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오 복음 5 17절 

 

국민학교 교과서에 나온 것으로 기억되는 어느 우화에 두 마리의 강아지가 고기 한 덩어리를 놓고 싸움을 하고 있으니까 제법 덩치가 큰 강아지가 다가와서 자신이 똑같이 나누어 주겠다고 하고는 한 입 한 입 베어 똑같은 양으로 만들려다가 결국은 그 강아지가 다 먹어 치우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물론 다른 속셈이 있었던 강아지 이야기지만 균등하게 나눈다는 것은 어쩌면 참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양팔 저울에 똑같은 양의 물건을 올려 놓고 두 팔이 조금도 어느 한 쪽으로도 기울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여간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게 아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율법이나 예언서에 나오는 율법을 폐지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완성이 어떤 것인지 보여 주려 하신다고 장담하신다.

 

안식일에 제자들이 밀이삭을 뜯어 먹는 것을 보고 바리사이들이 비난을 하자 다윗의 예를 들어 항변하는가 하면,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안식일에 고쳐주시면서 사람의 아들이 안식일의 주인임을 천명하면서 율법을 고집하는 바리사이들의 기세를 꺽는 한편, 오늘 복음에서는 율법의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율법을 잘 지키고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 불릴 것이라고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사랑을 양팔 저울에 올려 놓고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게 재어지기를 간절히 원하시는 것 같다.

 

흔히 신자들간에 중간이 제일 어렵다는 말들을 하곤 한다. 세상에 확산되어 있는 가치관에서 더도 덜도 아닌 적당한 중간을 유지하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사순시기인 금요일에 육식을 금한다는 법에 옛날에는 코 웃음을 쳤다. 고기 값에 비하면 생선값은 두 배 세 배를 하는 내륙 지방인 이 곳에서 현실적으로 값싼 고기를 사서 먹지 않고 비싼 생선을 먹는다는 것은 사순절에 절제하라는 내용과는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무시를 해 왔었다.

 

그러다가 몇해 전부터는 지키라고 마련해 놓은 법을 나름대로 무시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철저하게 지키기로 마음먹고 금 요일엔 고기 요리를 안 하고 있다. 결과는 예전에 현실적으로 셈한 내 판단이 오류였음을 알게 되었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하느님의 규율을 따른다는 자부심이 생겨났고 더욱 절제하려는 자세가 배어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기도도 마음으로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구태여 장소와 시간을 정해 놓고 한다는 것은 웬지 형식적인 것만 같아서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규칙적으로 같은 장소와 시간에 기도하는 습관을 붙이다 보니 자연스레 하느님과 일치감을 느끼는 생활이 되고 웬만한 고통스런 일들도 괴로움 속에 오래 시간을 끌지 않고 평상심을 재빨리 찾아 평화를 누리게 된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따라 기도를 못 할 수도 있지만은 습관으로 굳어진 기도 생활은 더욱 더 그리스도의 삶안에서 살게 한다.

 

주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신 당신은 우리 인간의 잣대로는 가늠하기에 벅찬 오묘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나 당신께 가까이 가면 갈수록 많은 것을 깨우쳐 주시니 감사합니다. 찬미받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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