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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아이는 잘못이 없습니다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3 조회수677 추천수5 반대(0) 신고

나해 사순 3주간 목 루가 11, 14-23- 내 아이는 잘못이 없습니다.

 

두 학생이 학생으로서는 하면 안 되는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부모님들이 학교에 와서 선생님께 애원합니다.

‘선생님, 우리 애는 정말 착하고 좋은 아이입니다. 이런 일을 할애가 아닙니다. 나쁜 애들과 어울리다보니, 그 친구들의 꾐에 빠져 그런 잘못을 저지른 것입니다. 제발 이 번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이 말이 끝나기기 무섭게 다른 학생의 부모도 이와 똑같은 말을 선생님께 전합니다.

‘내 아들은 착하고 잘못을 저지를 애가 아닌데, 친구를 잘못만나 그런 잘못을 범했다.’

참 자기 중심적으로... 자기 기준으로만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자기가 특별한 일을 하면, 당연하고 대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그런 일을 하면 재수가 좋았거나, 우연히 하게 된 행동으로 보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 안에 갇혀 자기중심주의에 사로잡혀, 상대방의 장점과 옳은 점을.. 참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오늘날에는 시기, 질투, 욕심에 귀와 눈이 멀어 버려 더욱 그렇습니다.

마치 복음에 예수님을 대하는 많은 군중들처럼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권능으로, 하느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쫒아 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일이기에... 자신들의 능력을 뛰어넘는 대단한 일이기에.. 예수님의 업적은 시기, 질투 합니다.

마귀두목 베엘 제불의 힘으로 마귀들을 쫒아 낸다며 예수님의 능력을 은폐하려 합니다.


더러는 하늘에서 오는 또 다른 기적을 원합니다.

‘재수가 좋았겠지... 이 번 한번쯤이지 뭐,’는 마음으로 예수님의 행동을 순수하게 바라보지 못합니다.

군중들 역시 자기중심으로만... 시선으로만 예수님을 대하고 이해하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마귀들을 쫒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하느님나라는 너희 가운데 와 있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죽은 다음에 갈 수 있고, 볼 수 있는 곳만이 아닙니다. 바로 이곳, 이 자리에서 볼 수 있고, 체험되는 나라입니다.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믿는 곳이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임마누엘의 하느님이요, 늘 나에게 힘과 위로와 용기를 주시는 분임을 믿는다면... 자신이 하느님의 능력과 은총으로 살아가는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임을 고백한다면... 그런 사람은 이미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고 있고, 체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자신의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능력에 의해서 말입니다.

자신이 잘나고 대단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에 의해서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편협하고 자기중심적인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비워내고, 그 안에 하느님의 능력을..사랑을 담고 살아가려 노력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머무는 곳, 자리가 바로 하느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편협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예화가 있어 나누고 싶습니다.


내가 침묵하면 생각이 깊은 것이고,

남이 침묵하면 아무 생각도 없는 것이다.

내가 늦으면 피치 못할 사정 때문이고,

남이 늦으면 정신자세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화를 내면 소신이 뚜렷한 것이고,

남이 화를 내면 인간됨의 그릇이 모자란 것이다.

내가 통화 중이면 업무상 긴급한 것이고,

남이 통화 중이면 사적인 일일 것이다.

내가 생각해낸 것은 창조적이며 혁신적인 것이고,

남이 해낸 것은 웬 뜬구름 잡는 소리.

내가 회의 중이면 남은 잠깐 기다려야 하고,

남이 회의 중이어도 나는 즉시 만나야 한다.

내가 아프면 일로 인한 피로 때문이니까 쉬어야 하고.

남이 아프면 기본 체력이 의심스러운 것이다.

내가 약속을 어기면 어찌하다 보면 사람이 그럴 수 있는 것이고,

남이 약속을 어기면 사람이 그럴 수 없는 것이다.


마음은 모든 것을 다스리고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하면 괴로움이 따르리니,

마치 소와 말 걸음에 수레바퀴가 따르듯 하리.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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