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 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3 조회수827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3년 3월 23일 사순 제3주간 목요일

 


하얀 책형

 

제 1독서 예레미아서 7,23-28

 

복음 루가 11,14-23

 

 

어느 성당에서 신부님께서 미사 강론 중에 신자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바다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 바다는 바로 ‘썰렁해’입니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바다는 어디일까요?”

신자들이 머뭇거리자 신부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그 바다는 남해도 서해도, 또 동해도 아닌 ‘사랑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항상 따뜻한 바다와 같이 넓고 깊은 사랑하는 마음이길 바랍니다.”라면서 강론을 마치셨습니다.

이 강론 말씀에 깊은 감명을 받은 한 자매님께서는 문득 평소 무뚝뚝한 남편으로부터 ‘사랑해’라는 말을 딱 한번만이라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신부님의 강론 말씀을 기억하면서 남편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여보, 내가 문제를 하나 낼게 한번 맞춰보세요.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바다는 ‘썰렁해’라고 해요.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바다는 무슨 바다일까요?”

남편이 머뭇거리자, 아내가 힌트를 줍니다.

“이럴 때 내가 제일 듣고 싶어 하는 말이고, 당신이 평소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있잖아.”

이 말을 들은 남편은 자신 있게 큰 소리로 말합니다.

“열바다!”

따뜻한 바다라고 해야 하는 것을 뜨거운 바다라고 했으니, ‘열바다’가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아내는 어떨까요? 정말로 열 받을 것 같네요.

생각해보면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말을 듣지 못했을 때, 또한 자기를 오해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바와 전혀 다른 쪽으로 나를 받아들일 때, 우리들은 당황하는 것을 넘어서 서운함까지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그러한 체험을 했던 나만 그런 서운함을 간직할까요? 아닙니다. 누구나 그러한 서운함 한 가지는 꼭 간직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우리 주님께서도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 인간들이 ‘사랑’의 계명을 지키면서 올바르게 살기를 원하시는데, 우리들은 과연 사랑의 계명을 마음속에 간직하면서 제대로 실천하고 있었던 지요? 그러면서도 우리 주님께 나만 미워하고 차별한다면서 얼마나 많은 원망을 던졌던가요?

어쩌면 우리들이 받는 서운함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복음에 나오듯이 예수님께서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처럼 우리도 주님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판단했던 것은 아니었나요?

그런데 내 자신이 느낀 서운함을 좀처럼 잊어버리지 않는 우리들과는 달리,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계속해서 사랑으로 다가오신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정말로 듣기 원하시는 말. 바로 ‘사랑해’라는 말을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열 받지 마시고, 사랑하려고 노력해보세요.



 
움켜진 손에서 편 손, 빈손이 되기(헨리 나웬)


 

 

사랑하는 하느님,
제 움켜진 주먹을 펴기가
너무 두렵습니다!

더 이상 붙들 것이 없을 때
저는 누구일까요?

빈손으로 주님 앞에 설 때
저는 누구일까요?

서서히 손을 펴 깨닫게 도와주소서.
제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제가 아니라
주님이 제게 주시려는 것이 곧 저임을.

주님이 제게 주시려는 것은 사랑입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아멘.


얼후 연주 Cho Kokuryo - Meditaton De Tha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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