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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묘지 공원
작성자김성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3 조회수704 추천수5 반대(0) 신고
 

묘지 공원


‘늘 당신만 있기에

가난하고 배고파도

즐겁고 기뻐요‘

아내는 말하며

남편을 격려했어요.

착한 아내와 헤어진지

32년 한 달 한 두 번

고이 잠들어 있는

묘지 공원을 찾아

살가운 대화를 나누며

외롭지 않았습니다.


‘당신 월급 참 많아요

사장님이 당신을

특별히 생각하나봐요.‘

얇은 월급 봉투 내미는

남편에게 용기를 줬지요.

알뜰한 아내를 하늘나라로

소풍 보내고

32년 동안 매달 한 두 번

예쁘게 잠자는

묘지 공원을 찾아

다정한 사랑을 나누며

고독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조금 덜 쓰고

이웃과 함께 나누면

더 많은 것이 돌아와요‘

자신을 위해서는

그렇게 짠순이지만

이웃에게는 후덕한

새 색시로 통하던

향기롭고 고왔던 아내

먼저 이곳에 이사와

32년 긴세월 잊지 못하고

매달 한 두번

아름답게 누워있는

묘지 공원을 찾아

선문답 정담을 나누며

쓸쓸하지 않았습니다.


2006년 3월 23일

사순 3주간 목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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