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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관계의 뿌리"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3 조회수500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6.3.23 사순 제3주간 목요일

예레7,23-28 루카11,14-23

                                                           




"관계의 뿌리"



“모든 이교 백성들이 그 분 앞에는 없는 것과 같고,
그 분께는 허무와 공허로 여겨지는 도다.”

오늘 아침기도 시 이사40,17절 말씀입니다.
하느님과 관계의 중요성을 말해 줍니다.

하느님과 전혀 무관한 이교 백성들,
허무와 공허의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존재해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는
하느님과 무관한 사람들의 삶입니다.

새삼 관계는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살아있다는 자체가 관계 속에 자리 잡고 있음을 뜻하며,
이미 선택 이전에 관계 속에 태어난 우리들입니다.

관계를 통해 내 존재를, 살아있음을 실감합니다.
충만한 관계일 때 충만한 삶이듯,
빈약한 관계는 빈약한 삶으로 직결되기 마련입니다.

마치 ‘뿌리 내림’과 흡사한 ‘관계 맺음’ 같습니다.
땅 속 넓게 깊게 왕성히 뿌리내렸을 때 무성한 나무이듯,
주변과의 좋은 관계 맺음이 활발할 때 활력 넘치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관계의 절실함을 잘 깨닫게 되는 경우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나 사별일 것입니다.

뜻밖에 사랑하는 자녀를 잃은 부모나,
평생 동고동락하던 남편이나 아내를 잃은 분들의 상실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관계의 단절이 지옥입니다.
관계의 단절에 곧장 뒤따라오는 삶의 공허와 무의미입니다.
급기야는 우울증이나 자살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관계가 풍부해야 삶도 넉넉하고 부드럽습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는 더욱 그러합니다.
사람들과 관계의 깊이가 천차만별이듯,
하느님과 관계의 깊이도 사람들마다 천차만별일겁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주님과의 관계를 깊게 할 수 있을까요?
오늘 1독서 예레미야 예언서 중, 다음 주님의 말씀이 답을 줍니다.

“내 말을 들어라.
나는 너희의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만 온전히 걸어라. 그러면 너희가 잘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비로소 주님과의 관계가 이뤄진다는 말씀입니다.
하루아침에 자라나는 나무가 아니듯,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관계가 아니라 평생 이뤄져가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 수도자의 모든 수행들,
주님과 관계를 깊게 하기 위한 평생 수행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살기위하여’ 밥 먹듯이,
‘살기위하여’ 매일의 성무일도와 미사를 한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데,
이런 규칙적이고 항구한 전례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관계가 깊어져야 믿음, 사랑, 희망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 관계의 빈약함으로 삶에 공허와 허무가 깊어질 때
삶은 너무나 힘들고 무겁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다음 고백을 통해
하느님과 관계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 지 알아 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하느님과 일치의 관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병자들을 치유해 주신 주님이셨습니다.

매일 매일의 거룩한 미사 은총이 주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해 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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