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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덩쿨 풀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5 조회수655 추천수2 반대(0) 신고
불과 몇년전만 해도 멋지게 보였던 향나무들이 이름모를 덩쿨 풀에 휘감겨 누렇게 변해가고 있어 오늘은 힘에 부치지만 커다란 삽과, 호미. 풀 자르는 커단 가위를 갖고 앞마당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처음 이사오던 해에 향나무 사이로 삐죽하니 나와 있던 한가닥 작은 풀잎은 초를 발라놓은듯 반짝이며 나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여 뽑아버리자던 우리 바오로에게 예쁘니까 그냥 두자고 했던 것이 어느새 많이 번져가며 여기 저기 온통 나무들을 감싸고 있었던 것입니다.

집안에 여러가지 힘든 일을 겪으면서 돌볼 틈이 없던 앞마당과 뒷마당의 잡풀을 이제는 감당하기 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호미로 파내도 안되어 온 몸에 기운을 모아 큰 삽으로 힘들게 파내는데 가느다랗고 연약해 보이는 덩쿨 풀의 뿌리는 새끼 고구마가 조랑조랑 매달리듯 큰 덩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장갑을 미처 끼지 못한 손은 어느새 흙투성이로 변해가고 온 몸에는 진땀이 나기도 하는데 지난 삶의 여정을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묵상을 해 봅니다.

달콤한 유혹의 손길로 나에게 다가오는 악의 세력을 알게 모르게 하나하나 받아드리며 살아온 것들이 오늘 힘들게 뽑아버린 덩쿨 풀 같았습니다.

반짝이는 덩쿨 풀이 아름답고 연악해 보였지만 큰 뿌리를 땅속에 감추고 있듯이 달콤히 속삭이던 악의 세력은 어느듯 내 마음에서 자리잡고 뽐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놀라움에 하던 일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성호경을 그었습니다.

일을 끝내고 집안으로 들어 와 샤워를 하는 중에도 계속 나의 머릿속은 온통 뿌리를 깊숙히 감추고 있던 덩쿨 풀 생각만 났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엊그제만 해도, 경우에 어긋나는 꼴을 못 보겠노라는 펄떡 성미를 아직 고치지 못한 저는 순간적으로 화를 낸 일이 있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리 화를 낼 큰일도 아니겠거니와 상대방에게 토닥이는 말 한마디만 해 주었더라면 순조로히 될 일을 망쳐놓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에게 사랑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물론 얼마안가 내 마음이 좁았다면서 마음을 풀고 말았지만 뒤늦은 후회일 뿐입니다.

특히나 사순시기를 보내는 이 순간 공짜로 주시는 주님의 은총을 듬뿍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음에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주님의 사랑을 베풀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런 사소한 일들이, 조그만 일들이 그럴듯하게 나를 감싸고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게 되는 것입니다.

멋진 향나무가 주연이면서도 조연으로 등장하는 작은 덩쿨 풀 때문에 누렇게 변해 가듯이 나의 주님 사랑 마음이 악의 세력에 눌리지는 않을까 두려워 풀독에 가려운 피부를 깨끗히 씻어내듯 주님의 사랑으로 내 마음을 깨끗히 씻어 두었습니다.

나의 바램이 있다면  달콤하게 위장한 악에겐 조연급으로도 아예 등장을 시키지 않는 삶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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