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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제가 아닌 사람을 만들어라[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6 조회수735 추천수7 반대(0) 신고

사제가 아닌 사람을 만들어라

 

제주에서는 볼 수 없지만 산삼을 캐는 사람을 심마니라 부릅니다.

심마니들을 비록, 산삼을 직접 캐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산삼에 대한 지식은 어느 학자들 못지않습니다.

산삼의 특성, 형태, 등보기만 해도 ‘산삼이다. 도라지다’를 구분합니다.

이렇게 심마니는 산삼을 찾는 사람이요, 그 누구보다도 산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한번 가정해 봅시다.

산삼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고, 또한 산삼을 캐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심마니가 있었습니다.

한평생 온 열정을 산삼을 위해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산삼을 찾기 위해 노력 하던 어느 날, 심마니 앞에 오래된 산삼의 잎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하지만, 산삼이 있는 것을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데, 정작 평생을 산삼에 대해 연구하고 찾으려 했던 심마니는 이를 보고도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사람들이 ‘그토록 찾아 애섰던 산삼이 바로 앞에 있는데, 왜 캐지 않고 그냥 갑니까?’ 라고 말하자, 심마니는 오히려, ‘이것은 산삼이 아닙니다. 곡 산삼처럼 생겨 혼란을 주지만, 그냥 풀입니다.’ 라는 말을 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고, 바라는 산삼이 아니라는 이유로 산삼을 보고도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만약, 여러분들이 그런 심마니를 보았다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이러한 심마니의 모습처럼 우리 삶 안에도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복음의 많은 유다인들처럼, 눈을 뗬지만 참모습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많은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거부하고 예수님의 행동에 흠을 찾지 못해 안달을 하는 것일까요?

그 누구보다도 메시아에 대해 잘하는 지도자들이... 그토록 메시아가 오기를 간절히 바랬던 사람들이... 왜, 메시아의 모습으로 다가온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거부하는 것일까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메시아가 자신들이 바라고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신들처럼 지도층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반대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들의 삶을 비난하고 반대하는 이유로 십자가상에 못 박는 우를... 대죄를 범하게 된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신학을 배우다가... 그 신학에 너무 깊이 빠져 버리다가 신학 공부를 마칠 때쯤에는 정작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고 신학공부로 이끌어준 신앙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 경우 역시, 참된 신앙의 기초위에 신학이라는 건물을 세운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신학만을... 자신의 그릇되고 편협한 삶을 정당화시켜줄 신학만을 연구하고, 배우려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말 간절히 바라고 원하다 보면, 개인적인 사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 사심에 의해 눈과 귀가 멀어버려 참 모습을 보지 못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원하고 바란다고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찾아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이 아니라며.. 지나쳐 버리거나, 반대해 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과 똑같은 사람들에게 어리석은 사람이요, 위선자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잘 알고 잇습니다.

분명하고 명확하게 ‘이것이다. 이런 삶이 사람이 살아야 할 삶이다.’는 단정을 내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어렴풋이나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떠한 모습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 앎을 통해서... 살고자 하는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잠시 우리 삶을 되돌아봅시다.

나는 정말 내가 아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삶을 온전히 살아가고 있습니까?

아니라면, 다짐과 생각과는 다른 삶을 살아간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주님의 자녀요, 제자로 살아가는데 직접적인 방해물은 무엇입니까?

마귀와 세상을 포함한 많은 유혹입니까?


그런데, 좀더 들여다보면,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변하고 달려져버렸기 때문에.. 첫 마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런 것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추천 신부님의 동기 분이 추천 신부님께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제를 만들려 하지 말고, 사람을 만들어라이...’

이제야.. 사제가 되고 나서야 왜 이 말씀을 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사순 시기는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되찾는 시간입니다.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자신의 독선, 교만한 허물을 벗겨내는 시기 입니다.


주님의 자녀로 살아가려는 우리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금 내가 잃어버려 되찾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세례 때의, 서품 때의 첫 고백이 아닐까 합니다.

“너희가 차라리 눈먼 사람이었다면 오히려 죄가 없을 것이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신부님 ♡

 

                          

                           가톨릭성가 20번/어둠을 밝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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