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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찢어지지 않았다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7 조회수618 추천수9 반대(0) 신고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요한 21, 1-14) 

 

주말에 직원들과 함께 나들이를 하고 며칠만에 인터넷을 열어보니, 화를 면하려다 화를 당한 롯데 월드 사건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얼른 떠오른 것은 하느님의 방식이 아닌 인간의 방식(잔꾀)으로 먼저 일어난 사고로 인한 기업 이미지를 만회하려다 또 다시 화를 부른 사건입니다.

 

진리에 입각하여 접근을 했더라면 안전 점검이나 대책에, 또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어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든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호소력이 있는 이벤트를 벌려 이미지 제고를 꾀하려 했음에 한가지 빠져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방법이 정도이고 최 우선시해야 할 일이었는가?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지는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살아가다보면 이런 유혹에 빠지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단 번에 화끈하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두고 싶은 것입니다.

 

언젠가 놀이 동산에서 화분들로 급조한 꽃 축제를 보면서 아름다운 꽃들을 보고 느끼는 감흥이 떨어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론 아무리 현란한 꽃들로 장식한 꽃 축제라도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당장에 사람들을 낙아채려 하나, 이렇게 낚아채인 사람들은 또 다시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마련입니다. 저도 조급하게 성과를 거두려 꼼수를 썼던 것들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느긋하게 우리 주님께서 그물을 던지라는 쪽을 가르쳐 주실 때까지 기다리고 기도해 본 다음에 그물을 쳐야겠습니다.

 

어느덧 아침이 될 무렵,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 (4절)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미리 준비해 주시는 분이심을 체험한 적이 모두들 있으실 것입니다.

 

큰 딸이 국내에 들어와서 일을 해보려 시도해 보아도 좀처럼 길이 열리지 않았으나 주님께서는 더 좋은 일자리를 예비해 놓고 계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시기도 하였지만, 잘 되지 않을 때마다 더 좋게 될것이라고 격려해 주셨던 분들의 말씀대로 된 것입니다. 저를 도와 주신 분들께서 궁극적으로 주님께서 해 주시리라는 믿음을 잃지 않도록 도와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다가 가셔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그렇게 해 주셨다. (13절)

 

빵을 들어 주시고 미처 바라지 못하는 "고기" 까지 주십니다. 여동생이 결혼하면서 시댁의 종교를 따라 교회에 다니고 있긴 하지만 내외가 신실한 믿음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지만 작은 아파트를 시누이에게 미련 없이 주고(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시아주버님의 사업에 집을 저당 잡히어 마음 고생도 많이 하였습니다.

 

허약한 체질에 이런 저런 걱정과 스트레스까지 겹쳐 몸 무게가 37kg까지 떨어졌었는데 한 자매님의 기도를 받은 후로부터 서서히 회복되어 지금은 45kg까지 회복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그 자매님께서 기도를 해 주실 때 45kg까지 회복 시켜 주시라고 기도를 해 주셨는데 그 이상은 올라가지 않더랍니다. 

 

집은 저당잡힌 만큼 공제하고 팔아서 막내 딸이 인터넷으로 좋은 집을 싸게 잘 사게 되었습니다. 두 딸들도 명문대학을 나온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운좋게 공사와 공립 교원으로 선발되었습니다.

 

여동생 내외를 보면서 다른 분들 같으면 형제간에 싸움이 날 일들이지만 그리스도의 형제적 사랑으로 끝가지 참고 믿음으로 이겨내자 빵에다 고기까지 풍요롭게 마련해 주셨음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다가 오셔서 빵을 집어 주시고 고기도 주실 날이 있으실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밤낮으로 사흘이면 되는 길을 40년이 걸렸듯이 우리들에게 필요한 저마다의 광야의 길이 있을 것입니다. 상처와 약함들을 딛고 일어서는 기간은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시는대로 우리가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냐에 따라 조금은 달라질 것입니다.  

 

더우기 예수님께서 마련해 주시는 것은 "고기가 그토록 많은데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11절)" 는 말씀에서와 같이 그 축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한 예로 전세계적으로 만명에 가까운 예수회 회원들이 세계 방방곡곡에서 복음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은 이냐시오 성인이 "그물을 배 오른편으로 던진" 결과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얼핏 떠올랐습니다.

 

내 삶의 자리에서 오늘도 주님께서 그물을 치라 하시는 쪽으로 힘차게 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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