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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8 조회수786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6년 3월 28일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제1독서 에제키엘 47,1-9.12

 

복음 요한 5,1-3ㄱ.5-16

 

 

어떤 청년이 해변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에 있는 한 노인의 모습을 보았지요. 이 노인은 모래밭에서 뭔가를 주워서 바다 속으로 던지는 듯 하였습니다. 청년은 궁금했지요. 그래서 물었어요.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지금 뭐하고 계세요?”

“고둥들을 바다 속으로 되돌려 보내고 있지. 지금은 썰물이라서 해변으로 쓸려 올라온 이 고둥들을 바다 속으로 돌려보내지 않으면 이 햇볕에 모두 말라죽고 말거든.”

“이 해변에는 수 천 마리가 넘는 고둥들이 널려 있는데 전부 바다로 되돌려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잖아요.”

“그럴지도 몰라. 매일 같이 수많은 고둥들이 파도에 휩쓸려 올라와 모래밭에서 말라죽지.”

청년은 어의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이런 일을 한다고 해서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

이 말에 할아버지께서는 확신에 찬 표정을 지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저 한 마리에게는 큰 차이가 있겠지.”

사실 그렇게 많은 고둥들을 바다 속에 되돌려 보내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행동처럼 보이지요. 모래밭으로 올라온 고둥들을 매일 매일 바다로 되돌려 보낸다는 것은 끝이 없는 일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내가 아닌 다른 것을 바라보았을 때에 느끼게 되는 감정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그 고둥의 입장이 된다면 어떨까요?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입장,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으로 저 바다 속에 들어갔으면 하지만, 저 많은 고둥을 어떻게 모두 바다 속으로 되돌려 보낼 수 있냐고 하면서 포기를 한다면 여러분들은 과연 어떠하실 것 같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벳자타라는 연못에서 38년 동안 치유의 은사를 바라고 있는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이 사람이 38년 동안이나 연못을 지켜 온 이유가 있습니다. 이 벳자타 연못에는 민간 전승이 있는데, 치유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물이 출렁일 때 연못에 제일 먼저 들어가는 사람은 병을 고칠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픈 사람들은 그곳의 물이 출렁이기를 기다리면서 모여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이 연못을 왜 38년 동안이나 지키고 있었을까요? 언젠가 자신도 첫 번째로 연못에 들어가면 치유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은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을 도와서 물에 넣어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람을 돕는 사람이 왜 38년 동안이나 나타나지 않았을까요? 바로 남이 아닌 자신이 먼저였기 때문입니다. 즉, 내 코가 석자라고 내가 가장 먼저 들어가야지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38년 동안이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이 사람을 바라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다르시지요. 그는 그 와중에서도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불쌍한 이 사람에게 시선이 머무르셨고, 이 사람을 위해서 치유의 은사를 베풀어주십니다.

앞서 고둥 하나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저 한 마리에게는 큰 차이가 있겠지.”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다시금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이런 마음을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이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이니까요.

작은 생명이라 할지라도 귀하게 여깁시다.



꾸미지 않아 아름다운 마음('좋은 글' 중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영롱한 빛깔로 수 놓아져
아주 특별한 손님이 와야
한번 꺼내놓는 장식장의 그릇보다
모양새가 그리 곱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언제든지 맘 편하게 쓸 수 있고
허전한 집안 구석에 들꽃을
한아름 꺽어 풍성히 꽃아두면 어울릴 만한
질박한 항아리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오해와 이해 사이에서 적당한 중재를
할 수 있더라도 목소리를 드높이지 않고
잠깐 동안의 억울함과 쓰라림을 묵묵히
견뎌내는 인내심을 가지고
진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꾸며진 미소와 외모보다는
진실된 마음과 생각으로 자신을 정갈하게
다듬을 줄 아는 지혜를 쌓으며 가진 것이 적어도
나눠주는 기쁨을 맛보며 행복해할 줄 아는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One Fine Spring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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