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味覺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28 조회수966 추천수16 반대(0) 신고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도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시편의 노래 입니다.

아마도 저 시를 노래한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안에서, 진정한 천국을 누리는 듯 느껴집니다. ^@@^

 

주님께서 우리의 사랑 가득하신 목자,

우리들은 그분의 어린 양떼들...

어린 우리들을 푸른 풀밭으로 손수 몰고 가셔서,

목마르지 않게 잔잔한 물가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무엇이 아쉬울 수 있겠나요...

아무것도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언젠가, 신랑과 함께 한인식당에 갔습니다.

닭을 반마리 시켜놓고,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뒤따라 들어온 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딸과, 어린 아들과 함께 들어온 가족들이,

주문을 하는 것을 보고는, 기절을 하는 줄 알았지 뭐예요...

닭을 한마리 통채로 시키고,

식구 숫자대로, 식사를 하나씩 시키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만두를 한접시 시키는 것이 었어요...

식당 종업원 조차도 사람 수에 비해 너무 많이 시킨다며,

말려대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

그러고 보니, 가족들 덩치가 예사롭지는 않지 뭐예요...

 

"음식 남기는 것은 곧 죄악이다!!!"

늘 강조하는 골룸바는, 그 가족을 유심히 지켜 보았습니다.

혹시라도 남기고 갈까봐서 였지요...

흠... 그러나!!! 아니이게 웬일입니까!!!

후루룩 짭짭 하며,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잘도 먹지 뭐예요 ^@@^

결국은, 모두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호호호~ ^@@^

 

어찌나 재미있던 가족이었던지요...

정말 잘 먹는다, 잘 먹는다... 그렇게 잘 먹는 가족은 처음 보았습니다.

어디가서 먹는 것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골룸바 이지만,

그 가족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야 말았습니다. 호호호~ >.<

 

한동안 그 가족을 생각하면 웃음만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쩝쩝~ 맛있게 잘도 먹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같은 음식을 먹여도, 저렇게 맛있게 먹을 줄 아는 것또한,

참 커다란 은총이다... 라고 말예요 ^@^

 

어릴적 제가 그랬습니다.

뭘 먹어도, 참 맛있게 잘 먹는다며,

외가댁에 가면, 식구들이 제가 먹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흐뭇해들 하셨었지요 ^@^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왜 사람들이 내가 뭘 먹으면, 자꾸만 처다볼까?'

생각하며, 오히려 부담스럽기 짝이없었지요...

 

그런 저를 버금가는 한 가족을 보고,

처음에는 우스갯소리로 놀려 댓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 또한,

하느님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깨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은 지나친 식탐이죠 >.<

식탐도 죄가 된다고 하데요...

무리한 식탐을 부리는 것은 분명,

늘씬한 우리 주님을 닮은 일이 아니니,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

 

오늘은, 그 대식가 가족을 생각하며,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허락하신,

맛의 은총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음식에 대한 맛을 민감하게 볼 줄 아는 사람을,

미각이 좋다고 합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미각을 잃어,

고생을 단단히 했지요 ^@^

만일 우리가 장금이 처럼 미각을 잃게 된다면,

세상은 참 재미가 없을 것 입니다.

 

무엇을 먹어도, 맛을 못 느낀다면,

음식을 하고픈 욕구도, 먹고픈 욕구도,

에너지를 내고 활동을 하고픈 욕구도,

서서히 사라질 것 입니다.

기운이 없기에,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도 않겠지요...

 

참, 절망적인 삶을 살게 될 것 같습니다.

수면장애가 우울증을 일으키고,

그 우울증이 자살까지 부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어요.

그만큼, 지극히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그렇다면, 오만가지 감각의 은총으로 잔뜩 치장해서,

세상에 내려보내주신 하느님의 작품을 우리는 어떻게 간직하며 살아가나요...

하느님의 작품은 비단 육적 감각만이 아닐 것 입니다.

당신을 느끼고, 사랑하며, 그리워할 감각을,

우리들의 영혼에 잔뜩 불어 넣어 주셨을 거예요... ^@@^

우리들을 손수 푸른 풀밭에 뉘여주시고,

편안히 쉴수 있는 곳으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느님...

오늘따라 참으로도 따뜻하게 느껴지십니다. ^@@^

 

세상의 음식을 맛볼 미각에는 잔뜩 심혈을 기울이는 우리들 입니다.

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고,

더 자극적이고, 더 맛있는 맛집을 찾아 다니는 우리들 입니다.

우리들의 이러한 모습또한, 절대미각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은총이지만,

우리들의 영적미각을 훈련시키고,

더욱 민감하게 발전시켜 나갈 일 또한 게을리 하면 아니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맛있는 곳을 새로 알게 될때,

그곳이 아무리 먼 곳일지라도 맛집을 찾았다며,

좋은 이웃들과 함께 가 나누고 싶어 합니다.

그럼, 모두들 우르르 모여가서 즐겁게 나누지요 ^@^

 

우리 하느님의 사랑은 그보다 훨신더 달콤하시답니다. ^@@^

어서어서 많은 이웃들을 몰고, 그곳으로 가야 할텐데요.

마음만 바쁘지, 도통 게으른 골룸바 입니다... >.<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어찌, 게으름을 피울수가 있겠나요~

어서어서 모시고 가야지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물이 있는 곳으로 말예요 ^@@^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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