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30 조회수789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06년 3월 30일 사순 제4주간 목요일

 




제13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내려져 어머니 품에 안기시다

 

제1독서 탈출기 32,7-14

 

복음 요한 5,31-47

 

 

여러분들은 혹시 머리 나쁜 것을 더 좋아하세요? 아니지요. 기왕이면 머리가 좋을 것이라고 대부분이 사람들이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머리가 나쁜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제 새삼스럽게 느낄 수가 있었답니다. 그리고 저의 머리 나쁨에 대해서 주님께 감사를 드릴 수가 있었지요.

어제는 근처의 성당인 강화성당에서 판공성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강화에 살고 있는 신부들이 모여서 강화성당 판공성사를 도와주었지요. 그런데 고해성사를 하는 교우들이 좋은 이야기를 할까요? 아닙니다. 자신의 죄를 말하는 것으로 결코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는 자리입니다. 물론 자신의 죄를 말하는 것 역시 쉬운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좋은 이야기가 아닌 죄를 듣는 것, 또한 긍정적인 이야기보다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는 신부의 입장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제 성사를 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 머리가 너무 좋아서 교우들이 말하는 그 죄를 모두 다 기억한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신자들의 죄만을 제 머리 속에 간직하면서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좋은 생각이 아닌, 죄만을 기억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아니지요. 아마 제대로 살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머리 나쁜 것도 은총이 될 수 있음을 새롭게 깨닫게 되네요.

바로 이 순간, 우리들의 모든 죄를 들어 주시고 알고 계시는 주님을 떠올리게 됩니다. 전지전능하신 분이므로 분명히 머리 나쁜 저와는 달리 우리들의 모든 죄를 알고 계시며 기억하고 계시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그 죄 하나하나에 대해서 곧바로 벌을 내리시지 않습니다.

사랑 때문입니다. 우리들을 너무나도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 죄를 알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에게 다시금 기회를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시던 당시의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 부정적인 생각들이 모아지고 커져서 십자가형으로 예수님을 제거합니다. 이런 죄를 짓는다는 사실을 주님께서 모르셨을까요? 아닙니다. 세 차례의 수난 예고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주님께서는 그 모든 사실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칠 사람들, 당신에게 손찌검을 하고 침을 뱉을 사람들, 손가락질 하며 조롱할 사람들... 그렇게 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아시면서도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의 구원을 위해서 또 다시 당신이 어떤 분이라는 설명을 하십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계속해서 기회를 주시는 주님. 그 분이 바로 우리가 믿고 따르는 주님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기회를 지금까지는 계속 주시고 계셨지만,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최후의 심판으로써 그 기회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회개하고 당신 곁으로 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계속 기회를 주신 주님이십니다. 하지만 그 기회가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최선을 다해 주님 뜻에 맞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가장 원하시는 나의 구원을 위해서…….

 

 

           자신의 단점에도 감사할 이유가 있습니다.

             따라서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쳐요.



 
내 마음도 믿지 못할 때가 있다('좋은 글' 중에서)


 

 

공자에게 안회라고 하는 제자가 있었습니다.

그 제자가 32살로 세상을 떠날 때에 공자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하늘이 나를 버렸다고 땅을 치며 울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 사랑하는 제자와 함께 있을 때의 일입니다.

먼길을 여행하는데 양식을 구하지 못한 공자 일행은 근 일주일이나 굶었습니다. 안회는 사방에 다니면서 식량을 구해와 밥을 지었습니다. 그 냄새가 너무도 좋아서 공자는 안회가 밥을 짓는 곳에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안회가 솥뚜겅을 열더니 속으로 '아, 이럴 수가 있나?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렇지. 내가 인의예지를 그토록 가르쳤는데 제가 먼저 먹어?'라며 마음이 몹시 상했습니다. 그래서 은근슬쩍 그런 내색을 비추었습니다.

이를 눈치챈 안회는 공자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솥뚜껑을 열고 보니까 얻어온 쌀이라서 그런지 수수가 몇 알 섞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밥을 스승님께 드릴 수도 없고, 버리자니 아깝고 해서 제가 그것을 골라 먹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얼마나 부끄럽고, 괴로웠는지 모릅니다.

그 때에 그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사람의 눈은 믿을 수 있는 것이지만 때때로 믿어서는 안될 때가 있다. 또 마음을 의지하고 살지만 내 마음도 내가 믿지 못할 때가 있다. 아니, 믿어서는 결코 안될 때가 있다."

잊지 말 것입니다.

무엇이 그렇게 내 의견은 옳고 남의 의견은 틀렸다는 것입니까?

믿을 만한 눈도 믿을 것이 못될 때가 있습니다.

내 판단, 내 지식, 내 마음도 더더욱 믿을 수 없을 때가 있기에 온유한 마음으로 행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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