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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03 조회수716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6년 4월 3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렘브란트(Rembrandt, 1606-1669), <간음한 여인과 예수>,

 

 

제1독서 다니엘 13,1-9.15-17.19-30.33-62<또는 13,41ㄷ-62>

 

복음 요한 8,1-11

 

 

 

어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성검사를 했답니다. 그런데 그 적성검사 안에는 장래 희망을 적는 난이 있었다고 해요. 한 학생이 그 난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사람.’

그 학생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담임선생님의 부름을 받은 뒤에 “너, 나랑 농담 따먹기 하자는 거야? 장래희망을 쓰라고 하니까 ‘사람’이라고 써?”하면서 신나게 혼이 나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이 학생은 사태의 긴박성을 깨닫지 못하고 눈치 없이 대꾸했습니다.

“진짜에요. 정말로 장래희망은 사람입니다.”

그 순간, 선생님의 호흡이 거칠어지더니만 곧 학생의 뺨에서 불이 났지요. 왜 그랬을까요? 선생님께서는 학생이 자신을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결국 학생은 신나게 맞고, 교무실을 나서며 중얼거렸다고 해요.

‘진짜 사람인데…….’

우리 모두의 장래희망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우리는 처음부터 사람이지 동물이었습니까?”라고 말씀하실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세상 안에는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면서 내 자신도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의 모습을 쫓아갈 때가 참으로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짜 사람, 즉 주님께서 말씀하시고 직접 보여주신 사랑을 실천하면서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들 삶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영역을 넘어서 하느님의 영역을 침범하려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다른 이들에 대한 판단과 심판을 얼마나 자주 범하고 있었던 지요? 마치 오늘 복음에 나오는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향해 돌을 던지려는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우리 역시 계속해서 손에 돌을 움켜쥐고 누구에게 돌을 던질까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렇게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심판하는 것이 사람의 영역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이러한 말씀으로 가르쳐 주시지요.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사람이 죄를 짓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사람의 나약함으로 인해서 끊임없이 죄를 지으면서 생활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지라는 것은 사람이 아닌 사람만, 즉 신의 영역에 들어온 사람만이 돌을 던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때요? 나에게 그러한 권리가 있는 양 얼마나 자주 돌을 움켜쥐고서 상대방을 향해서 힘차게 던졌습니까?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예수님도 계속해서 기회를 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왜 그러한 기회를 내 이웃에게 절대로 주지 않으려고 할까요? 그 모습이 바로 사람이길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나의 이웃을 사랑하는 ‘진짜 사람’이 우리 삶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손에 남을 판단하는 돌이 쥐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를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할 수 있는 빈손을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신의 손에 비판의 돌이 아니라, 그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빈손을 만듭시다.



 
겸손은 신이 내린 최고의 덕이다.(브하그완)


 

 

사람들은 자기의 겉모습을 보려면 반드시 거울 앞에 서게 됩니다.

거울은 정말로 정직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거울 속에 비춰줍니다. 자기 얼굴에 검정이 묻지 않았다고 완강히 고집하는 사람도 거울 앞에 서게 되면 그 모습은 일목요연합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그때서야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게 되고 그것을 바로 고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겉모습은 거울로 잡을 수가 있지만, 마음속의 잘못까지는 비춰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자각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마음의 거울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구하는 마음이 겸손하기만 하다면 마음의 거울은 아무 데나 있습니다. 주위에 있는 모든 물건, 자신과 접하는 모든 사람, 이 모두가 자신을 바춰주는 마음의 거울이 되는 것입니다.

모든 물건이 각자의 마음을 비춰주고 모든 사람이 각자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옛 성현들은 "자신의 눈에서 대들보를 끄집어 내어라." 라고 가르쳤습니다.

좀더 주위를 자세히 살피고 주위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여야 하겠습니다.

이 겸허한 마음, 솔직한 마음이 있으면 모든 것이 마음에 비춰질 것입니다.




Ernesto Cortazar - Beethov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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