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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 묵상 - 우연히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11 조회수585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진 묵상 - 우연히

                                   이순의

 

 

간혹은 우연이라도 너무 좋은 장면들이 있습니다.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다가 흐리기도 하고,

잘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런 순간들은 연출로는 불가능한 찰라의 기쁨들이지요.

 

그런 순간을 담으려다가 완성도가 미흡하지만

함께 느끼는 사람의 시간이라고 여기십시오.

사람들 이렇게 삽니다.

 

 

 

<주인님! 저는 사진 찍기 싫다니까요. 혼자 찍으시면 안되나요?>

주인의 허락을 받아서

곰인형처럼 생긴 멍멍이를 찍으려고 했지만

본견(本犬)의 거절로 이렇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엄마가 아프시고,

딸들이 함께 휴식을 취하는!

가족이지요.

 

 

 

 

오금동에 갔더니

저렇게 축대 위에도,

산 언덕에도,

산 속에도,

온통 개나리 꽃으로 만발하여.......

저 위에는 산이라기 보다는 고분입니다.

올라가 보고 싶었는데

인생이 바빠서

꽃을 두고도 벌이 되어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먼 발치에서라도 이렇게 담았습니다.

아름답지요?

 

 

 

 

 

어느 집 화단에 꽃이 있다는 것은 그냥이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정성을 다해 가꾸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작년에 그 집 화단의 고움을 담아다가

편집을 해서 메일로 보내 드린 사람이라고

알려드렸더니.......

<차 한 잔 하고 가세요.

얼마나 잘 보았습니다.

좋았구요.

올라가서 꼭 차 한 잔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엄마,

차 준비 해.>

그래도 거절하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전에 주인 아주머니께서 차를 주신적이 있는데

또 마실 수는 없지요.

<제가 오늘은 바쁘구요.

제 입장에서는 사진을 찍게 해 주셔서 더욱 감사한 걸요.

또 올께요.>

 

 

 

 

저 꽃들을 보러 갔는데......

지나던 객들의 손이 부지런을 떠시느라고

제가 무엇을 찍는지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대로 얼굴들지 마시기를 빌었을 뿐!

<감사합니다.>

마음 속으로 인사했지요.

 

 

 

 

 

<다친데는 없니?

아프지 않아?

내가 너무 무거웠니?

너가 뒤에 타라.

내가 태워줄께.>

<넌 치마 입었잖아?!>

둘이 자전거를 타고 가시던 아가씨들이 꽈당 넘어지는!

연속 찍었는데......

넘어져 재미있는(?) 사진은 실패고요.

이 사진만 남았는데 상태가 별로네요.

그래도......

 

 

 

차를 타고 나갔다가 주차를 하고

어떤 아저씨께서 내리는가 싶더니

어느 집에서 모르는 멍멍이 한 마리가 나와서

좋다고.......

잘 찍었습니다.

ㅎㅎㅎㅎㅎ

 

 

이 중의 걸작!

길을 가는데요.

전자제품을 파는 가게에서

텔레비젼을 길에다 놓고 화면을 열어놓았더라고요.

그런데 길 가시던 할머니께서.......

시청 삼매경에 빠져서 재미있습니다.

할머니 입장에서

가게 아저씨들께 감사해야 될지?

보행자 입장에서

진로 방해 한다고 화를 내야 할지?

이럴 때 주님이시라면 어떤 마음일까요?

아~!

할머니의 안전에 입장을 두신다구요?!

아니예요.

주님께서는 모두의 입장에서 선택을 하시지요. 

텔레비젼은 두고,

할머니께는 집에 가서 보시라 하고,

그럼 길은 자연히 넓고

저는 조심히 비켜 가면 되고!

Goooooood! 

 

 

 

어린 꼬마 아가씨가

멍씨를 어깨에 매고

보폭도 씩씩하게 걸어 가십니다.

가다가 떨어뜨릴 것 처럼 무거워 보이는데

멍씨를 돌리고, 비틀고, 당겨서, 절대로 놓치지 않드라구요.

그 멍씨 수고 하셨습니다.

ㅎㅎㅎ

 

 

 

 

<찹쌀 떠~억 사려~어여! 메밀 무~욱 사려~어여!>

그 가락이 어두운 밤 공기를 가르고......

나는 오던 길로 계속 오는데

아저씨는 골목골목을 누비시느라고

그토록 구성진 목청이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마이크도 없으신데......

귀가하는 저의 밤길이

득음의 창을 듣느라고

촉촉히 저리더이다.

 

 

사람들!

이렇게 살지요?!

우연히 얻은 모습들이지만

제 모습이고

님의 모습이고

사람의 모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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