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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빛나리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12 조회수647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6.4.11 성주간 화요일 

이사49,1-6 요한13,21-33.36-38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빛나리라"



며칠 전의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아, 나는 세 번 죽었구나.
세례 받아 한번 죽고,
수도 서원으로 두 번 죽고,
사제 서품 받아 세 번 죽었구나!
죽어서 주님의 종 되어 사는 나이구나.
이제 나는 없고, 내 마음대로 거절할 권리도 없구나.”

그렇습니다.
세례 받아 죽어 주님의 힘으로 사는 우리들, 모두 주님의 종입니다.
엄밀히 말해 주님만 있고 나는 없습니다.

아침 미사 화답송 시편 71장 5절 말씀입니다.
“주 하느님,
당신만이 저의 희망이시고, 제 어릴 때부터 저의 신뢰이십니다.”

주님만이 진정 우리의 희망이 될 때 사람들에게 절망하지 않고,
주님만이 진정 우리의 신뢰가 될 때 사람들의 배신에도 크게 다치지 않습니다.

불신불립(不信不立), ‘신뢰를 잃으면 서지 못한다.’라는 말씀,
일본 수상 고이즈미의 좌우명이라 합니다.

사실 인간관계에서 신뢰보다 더 중요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잃어버린 재물은 다시 얻을 수 있어도,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는 참 힘듭니다.

그러나 완벽한 신뢰관계는,
완벽한 신뢰관계의 유토피아 공동체는 없습니다.

예수님을 스승으로 모신 제자들의 공동체 역시 완전치는 못했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신 예수님,
마음이 산란하셔서 드러내놓고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유다의 배반을 예감하신 주님은 이어 말씀하십니다.
“네가 하려는 일을 하여라.”

완전히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긴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이어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베드로에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나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이냐?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나도 아닌 두 제자들의 배반을 예감 했을 때,
인간적으로 보면 예수님의 마음 한없이 무너져 내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이런 와중에서도 하느님의 섭리를 읽었습니다.
잘 나갈 때 하느님 찬미, 하느님 감사는 누구나 합니다.

지옥 한 복판을 걸으며 하느님을 찬미해야, 하느님께 감사해야 진짜 믿음입니다.
지옥도 천국으로 변합니다.

절망 중에 희망하며,
고통 중에도 기뻐하며,
역경 중에도 감사하고 찬양해야,
동터오는 구원의 빛,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예수님의 캄캄한 절망의 와중에서 터져 나오는 다음 고백을 들어 보십시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다.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영광스럽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회색빛 현실을 보면 절망이지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구원섭리를 읽을 때
약동하는 생명의 구원이요 동터오는 하느님 영광의 빛입니다.

이어 들려오는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살다보면 때로 ‘나는 쓸데없이 헛수고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즉시 이사야서에 나오는 주님의 종처럼 고백하십시오.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고 말입니다.
이렇게 내 권리와 보상을 온전히 주님께 맡길 때,
주님은 한없는 위로와 평화로 우리를 가득 채워 주실 것입니다.

오늘도 이 복된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의 주님은 우리의 힘이 되어주러 오십니다.
하느님의 힘으로 주님의 종 되어 사는 우리들입니다.
우리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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