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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삶의 목표"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12 조회수670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6.4.12 성주간 수요일

이사50,4-9ㄱ 마태26,14-25

                                                        




"삶의 목표"


오늘 새벽, 독서의 기도 중 다음 시편 말씀이 긴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림자처럼 인생은 지나가고,
부질없이 소란만 피우는 것,
모으고 쌓아도,
그 차지할 자 누구인지 모르나이다.
그렇거늘 이제 주님 제가 무엇을 바라겠나이까?
제 희망은 오직 당신께 있나이다(시편39,7-8).”

그렇습니다.
나이 들어갈수록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에,
그림자처럼 지나가는 인생임을 실감할 것입니다.
삶의 외로움과 쓸쓸함도 짙게 배어들기 시작할 겁니다.

이 모든 현실들, 바로 하느님께 희망 두고 살라는 무언의 메시지입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살 때
비로소 걷히는 허무감의 안개요 또렷이 드러나는 삶의 목표입니다.

아주 예전에 읽은 토마스 머튼의 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우리는 수도원에 무엇을 하기위해 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람이 되기 위해 왔다.”

비단 수도자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참 삶을 추구하는 모든 구도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세상을 다 얻고 자기를 잃는다면 그 세상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보이는 세상 것들에 현혹되어 아까운 인생 탕진하며,
몸과 마음 망가지며 자기를 잃고 사는 사람들 얼마나 많겠는지요?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게 우리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무엇을 하든 궁극엔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방향으로 초점이 모아져야 합니다.

완성품으로 주어진 인생이 아니라 과제로 주어진 인생입니다.
하느님 앞에 가면 완성품이든, 미완성품이든
내 있는 그대로의 인생 작품 제출해야 합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공부, 제일 중요한 평생공부입니다.

산들이 아름답고 기품 있는 것은
넓고 깊은 푸른 하늘을 배경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배경한 삶임을 늘 깨어 의식할 때
기품 있고 아름다운 하느님의 사람이 되어갑니다.

오늘 이사야에서 묘사되는 주님의 종의 모습,
그대로 하느님을 배경으로 한 삶임을 깨닫게 됩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말로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니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
나를 의롭다 하시는 하느님께서 가까이 계시는데 누가 나에게 대적하려는가?
보라,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는데 나를 단죄하는 자 누구인가?”

진짜 하느님을 배경해야,
하느님만이 나의 희망이 될 때에야 이런 배짱, 이런 내적 확신이 생깁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존엄한 인간 품위를 잃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약한 게 인간입니다.
이성, 양심, 도덕도 거센 탐욕의 파도 당해내지 못합니다.

하느님 배경했을 때 거센 풍랑의 욕망의 바다, 비로소 고요해 집니다.
이길 말고 달리 욕망의 거센 파도 잔잔하게 할 길은 없습니다.

하느님 배경해야 비로소 이성도, 양심도, 도덕도 빛을 발합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을 보셔요.
전혀 동요함이 없이 유다의 배반을 예견하면서도
식탁을 함께 하시고 묵묵히 십자가의 죽음을 향해 나아가지 않습니까?
이 모두가 진정 하느님을 배경한,
하느님께 신뢰를 둔 삶이었기에 가능했음을 깨닫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자기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긴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유다에 대한 원망보다는 안타까움이 절절히 배어있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타고난 악인은 없습니다.

하느님 떠난 모든 이들의 가능성이 유다입니다.
하느님이란 제동장치 상실하면,
하느님이 우리 마음을 비춰주지 않으면,
하느님이 우리의 희망이 되지 않으면,
분별의 눈을 잃어 누구나 막가파 인생 유다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불암산 배경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듯,
나의 든든한 배경이신 주님을 늘 바라보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매일의 복된 미사시간,
우리의 배경이신 주님은 당신의 말씀과 성체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당신의 사람이 되게 하십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아 악을 미워하여라.
그분께서는 당신께 충실한 이들의 목숨을 지키시고
악인들의 손에서 그들을 구출해 주신다(시편97,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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