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거짓 평화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20 조회수784 추천수8 반대(0) 신고

4월 20일 부활 팔일축제 내 목요일 (루카 24, 35-38)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36절)

 

예수님께서 주시고자 하는 평화는 어떤 것일까? 나의 제한된 시각과 관념속에 있는 제한된 평화의 실체는 무엇일까? 예수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평화를 제가 알아듣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고 부분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우구스트 성인이 삼위일체의 신비를 깨달으려고 고심할 때, 조개 껍질에 바닷물을 담으려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우쳤다는 이야기와 또 "한 영혼이 영생을 누리며 얻는 행복이 이 지구상의 65억이 누리는 행복을 다 합친 것보다도 더 크다." 는 말을 굳이 빌지 않아도 제가 인식하는 평화의 그릇이 얼마나 미세한지 알 수 있습니다.

 

언젠가 함께 봉사하던 자매님들과, 지도 신부님과 수녀님과 함께 피정을 할 때입니다. 한 자매님이 "내가 생각하는 평화는 내게서 나가고, 예수님이 주시고자 하는 평화가 나한테 들어왔으면 좋겠다." 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평화는 거짓된 평화일 수도 있습니다. 마치 선악과만 따먹으면 행복할 것 같았지만 결과는 아니었듯이 제가 생각하는 평화는 당장은 먹음직하게 보이지만 거짓된 평화임이 들어날 때가 있습니다.  

 

직원들이 열심히 해 주신데 대한 위로와 격려차 작년에 제주도에라도 다녀오라하였더니, 자신들이 비용을 보태어 중국을 다녀오자하여 1달전쯤에 2박3일 코스로 다녀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교사의 아버님께서 소개해 주신 분과 여행절차를 밟다가 서로 잘 안 맞게 되자, 그분이 먼저 100% 전액 환불하여 준다고 하여, 오히려 다른 여행사를 통해 더 저렴하게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환불이 몇차례 지연되면서 저희 원의 사무장님이 해결하려고 그분과 담판을 지으려던 과정에서 급기야 감정상의 문제까지 생기게 된 모양입니다. 다 환불해주지 못하겠으니 위약금을 물어라 하며 옥신각신 하다가 어제 최종적으로 여행사 직원과 교직원이 함께 담판을 짓는 자리였습니다. 

 

최종적으로 계약해지가 다 완료되지 않았으니 열흘정도 더 기다려 주면 자신의 말대로 전액 환불해 주기로 하고 매듭을 지었습니다. 소개해 주신 분의 따님인 저희 교사의 입장을 배려한다는 것이고 화가 나서 그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동안 환불해 주기로 약속한 날짜가 몇차례 지켜지지 않자, 불평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우리가 낸 경비가 다 지출이 된 것은 아닐텐데 유용하며 부쳐주지 않는 것이 아닐까?" 라며 판단하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이 여행을 추진하던 분이 한다리 지나 여행사에 의뢰하였기 때문에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고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는 제 생각과 상식으로 판단했던 것을 말씀드리며 사과를 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말로 넘어가려고 하자(아무래도 허술한 저) 야무진 교사가 기록이 없으니 각서를 받자하여 그대로 하였습니다. 도 한 교사는 소비자 보호쎈터에 문의도 해보고 또박또박 그분에게 반박을 하였습니다.

 

오늘 아침 아침기도와 협의 시간이 끝나고, 제가 당부했습니다. "돈보다는 관계가 중요합니다. 저도 젊었을 때는 여러분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였습니다. 한해 한해 나이가 들어가다보니 그런게 아닌 것 같습니다." 며 제 경험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동료 선생님이 얼마나 힘들겠느냐며 잘 하려고 한 것이니까 약속한 날까지 기다리고 더 이상 화제로 삼지 말자고 하였습니다.

 

출근하면서 또 이 이야기들을 하는 것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각기 내가 금전적으로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에는 동료에 대한 배려보다는 원칙론만이 우선으로 보여지는 것 같았고 이 분위기에는 평화가 없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주님이 주시고자 하는 부활의 평화는 "깊은 내적 만족감에서 비롯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신부님께서 부활 성삼일 동안, 한평생 인생 최후 갈곳이 없어 그곳에서 운명하는 환자를 돌보시는 수녀님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시며, 가장 낮은 곳으로 가서 부활의 기쁨을 나누고자 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또 다른 부활체험을 하였었습니다. 

 

이 깊은 내적인 만족감, 진정한 평화는 바로 예수님께서 순간 순간 하느님과 일치하셨던 것에서 비롯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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