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
꼬물락 꼼지락 부드러운 벌거지
하얀 비단에 점박이 짧은다리
난 오디 먹고
넌 뽕잎 먹고
울 엄마 종종걸음
억센 나무 다 자르니 너 먹을 건 많은데 내 것은 줄어든다
새까만 게 네 몸의 점이냐 내 입이더냐
나 참
못나기도 하지
멍 울든 입 모자라 손가락까지
닦아도 닦아도
진 보라빛 입술
울 엄마 뽀뽀하면 엄마입술 물드나
아니데 엄마는 어른이라
나만 물들지
꼼지락 꼼지락
하얗고 부드러운 이쁜 날번데기
만지는 게 싫어
거미줄 치더니 안으로 기어들어 둘러친 담벼락
나 못 들어가니 너 못 나오지
흔들어도 소리 없더니
나비가 나왔네
녀석 알 까면 오디 씨를 말린다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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