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없는 새길"
님은 평화로운데 나 일 거라는 억측 눈물로 삯을 치르는가
긴 시간 돌아 돌아가는 고향길 놓아 드려야 할 끈끈한 인연
놓으며 가슴으로 묻는 소중한 약속 같은 어젯날
큰 아들 낳고 헤 맨길 작은 아들 낳고 잃어 버렸으리
그 길도 딸 낳고 잊었겠지만 새록새록 돋는
아픔 뒤 따르는 나날이 많은데 칠성판도 없는 날 바닥에
길 없는 벼랑에서 길 된 어둠 말은 아무 소용이 없었네
소멸하는 넋으로 흩어지면 안 된다고
묶고 묶는 일곱매듭 풀기 좋은 외가닥 이녁은 못 풀지요
터 드리고 밝혀 드리는 향촉으로 길찾아 가시라고
마른 입술로 끌고 미는 먼 길
아침에 나눈 한식이 연의 끝이던가 마지막 웃음인가
가노라는 말 아끼시고 먼 길 떠나시네
오늘은 당신
내일은 나
아무것도 모르는 듯 영원할 것 같은 촌각
세워도 무너지는
영결 영결
영결
심전 이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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