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30 조회수650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6년 4월 30일 부활 제3주일 나해

 

 

제1독서 사도행전 3,13-15.17-19

 

제2독서 요한 1서 2,1-5ㄱ

 

복음 요한 24,35-48

 

 

어제 문득 진한 커피가 마시고 싶었습니다. 인스턴트커피가 아닌 원두커피로, 또한 연한 커피가 아니라 에스프레소처럼 진한 커피가 마시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에 구입했었던 에스프레소 기계를 찾았습니다. 이곳저곳을 뒤지다가 싱크대 밑에서 간신히 찾을 수 있었지요. 에스프레소를 끓이는데 간단하지가 않아서 잘 마시지 않다보니 이렇게 싱크대 밑 구석에서 처박혀 있었네요.

아무튼 싱크대 밑에서 찾게 된 에스프레소 기계 안에 커피를 넣기 위해 여는 순간.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마지막으로 커피를 마실 때 설거지도 하지 않고서 그냥 싱크대 구석에 놓았나 봅니다. 글쎄 커피가 완전히 말라있고 그 안에 곰팡이까지 하얗게 낀 것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그 에스프레소 기계의 겉은 전과 전혀 차이가 없었습니다. 겉만 본다면 이 기계로 충분히 커피를 끓일 수가 있을 것 같으며, 그래서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쪽을 여는 순간, 그냥 곧바로 휴지통에 집어넣고 싶은 욕망이 생길 정도로 더럽더군요.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에스프레소 기계를 다시 이용하기 위해서 저는 깨끗하게 닦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뜨거운 물에 팔팔 끓이면서 소독까지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맛있는 커피를 그리고 안심하면서 마실 수가 있었지요.

그런데 우리 인간들의 모습도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된 에스프레소 기계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겉으로는 그럴싸하게 보이지만, 그 안쪽에는 서로에 대한 무관심으로 점점 더 더러워지는 우리들의 마음. 그래서 깨끗하게 닦는 것조차도 포기하면서 그냥 방치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제는 이러한 마음을 깨끗하게 닦아야 합니다. 세제를 통해서 찌든 떼를 수세미로 빡빡 문지르듯이 우리들의 성찰을 통해서 스스로를 반성하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또한 그 더러움이 아주 심하다면 뜨거운 물에 끓여서 소독하듯이 고해성사를 통해서 보다 더 깨끗한 우리들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바로 주님께서는 우리들이 이렇게 깨끗한 모습을 간직하면서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점점 더 의심과 두려움으로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직접 나타나셔서 용기와 힘을 주십니다. 바로 주님의 이 사랑에 제자들은 깨끗하게 변화되었고, 자신들의 본래의 사명을 누구보다도 충실히 실천할 수가 있었습니다.

에스프레소 기계가 깨끗해야 이용할 수 있듯이, 지금 우리들의 마음도 깨끗해야지만 나의 사명을 제대로 실천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힘들어하는 우리들에게 주님께서는 함께하시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함께하지 않겠다고, 그리고 주님을 거부하는 우리들의 완고한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실 지도 몰라요. “아니, 주님께서 함께 하셔서 그냥 깨끗하게 해주시면 되지, 뭐가 더 필요합니까?”라고 말이지요. 그러나 설거지할 그릇들 바로 옆에 그냥 세제만 놓아두면 그릇이 깨끗해질까요?

맞습니다. 주님께서 함께하시지만 우리들의 노력 없이는 절대로 그 마음이 깨끗해질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들의 노력이 없이는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오늘 하루 내 마음의 청소를 위해 노력해보면 어떨까요?

 

 

주일 미사에 일찍 참석해서 오랫동안 성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이해의 선물('좋은 글' 중에서)


 

 

어머니를 따라서 사탕가게에 들르곤 했던 한 어린이가 어느 날 혼자서 그 가게에 들렀다. 그가 사탕을 사며 돈 대신 버찌씨 6개를 내밀며 모자라냐고 물었을때 "아니,좀 남는 걸" 하며 거스름 돈을 내주던 주인의 그 넉넉한 마음.

그 어린이가 성장해서 어항가게를 하게 되고 어느날 제법 비싼 물고기를 주문한 두 어린이가 예전의 자기와 비슷한 행동을 하며 오히려 거스름돈을 내어주며 옛 추억에 잠기는 장면은 언제나 가슴 찡하고 훈훈한 감동을 준다.

사탕가게 주인이 어린이의 마음속을 헤아려 손해를 보면서도 기꺼이 선물을 한 것처럼 사랑은 날마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자신의 키를 낮추는 겸손과 따뜻함이 아닐까.

우리는 서로 가까운 사이일 수록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실망하고 때로는 아주 사소한 것으로 마음을 상하곤 한다.

매일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과 관계가 어떠냐에 따라 하루가 어둡고 하루가 밝아진다.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수없이 되풀이 하면서 나를 비우고선 선뜻 상대방의 입장으로 들어가서 이해하는 덕을 쌓기란 왜 그리 어려운지..........

사람의 관계는 진정 겸손과 인내의 노력없이는 깨지기 쉬운 그릇이며 시들기 쉬운 꽃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항상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고 그를 편하게 해 주는 것이 이해의 선물이고 이해의 선물이 곧 사랑일 것이다.

옹졸함을 툭툭 털고 밝게 웃어보고 웬만한 것은 넓은 마음으로 그냥 넘어가고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멀리 내다보고 조금 더 양보하고 때로는 알면서도 속아주며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용서로 바꿔 기도를 멈추지 않는 이해의 선물로 나도 이제 좀 더 깊고 넓은 사랑을 키워가야겠다.


Suzane Ciani - The Velocity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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