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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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슴을 찢어요? 그럴 수 없잖아요 / 조현철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30 조회수790 추천수17 반대(0) 신고

4월 30일 부활 제3주일 (일)요일 (루카 24, 35-48)

 

오늘은 제가 화두로 삼고 살아가야할 말씀을, 신부님을 통하여 깨우쳐 주신 기쁜 날입니다. 제가 헤매고 있으니, 주님께서 당신의 섭리로 저를 일으켜 세워주시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지난해를 마무리하고 올해를 새롭게 맞기 위해, 연말연시에 방학을 이용해 9일 피정에 참여했었습니다. 오늘, 피정에 함께 했던 동료들과 동반해 주셨던 조 프란치스코 신부님(서강대 신학 대학원 교수님)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담소를 나누는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멀리 안동에서 수도회를 책임지시고 계신 수녀님께서도 함께 해주셔서 기쁜 날이었습니다. 

 

조 신부님의 강론 말씀입니다.

 

지금 우리는 부활시기를 보내면서 계속해서 예수님이 부활하신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복음마다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 같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주 답답할 정도로 몰라봅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예수님을 알아보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다른 제자들에게 알리지만,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나타나셨는데 또 몰라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나타나셔서 평화의 인사를 하실 때,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합니다."(37절)

 

예수님께서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39절) 라고 하시지만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 합니다.(41절)

 

그리고 나서 예수님께서 물고기 한 마리를 청하십니다. 그런후에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십니다."(45절)

 

왜 그렇게 몰라볼까?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은 그럴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죽었던 사람이 그 이전의 모습, 옛날의 그모습 그대로 살아나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상은 모릅니다. 우리의 인식을 넘어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몰라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언제 만나볼까? 어떻게 체험하나? 각자의 신앙의 문제이지만,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부활이 그리스도교의 핵심인데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없다면 굉장히 절박한 이야기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1고린토 15장)에서 부활이 없다면 모든게 다 헛되고 부활이 없다면 모든게 거짓이라고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쭉 쓰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지 못했다면, 부럽기도하고, 어떤 때는 열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대표적인 예가 토마스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토마스는 없었습니다. 자기만 체험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요한 20, 25절)라고 말합니다.

 

그 무리중에 나만 보지 못한 것입니다. 절박한 것입니다. 그럼 부활하신 주님을 어떻게 만나나? 그렇게 나타나신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만남은 그 때 뿐입니다. 나중에 또 몰라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보지 않고 믿는 자는 행복하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그렇게 몰라봅니다. 예수님이 마음을 열어 주셨기 때문에 알아봅니다. 일상적인 의미에서 "본다." 는 것은 감각적인 것을 의미하지만,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도 마음이 열리어 비로소 예수님을 알아보게 되었고,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 (45절)고 합니다.

 

그럴때야라만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믿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의 눈이 열려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마음의 눈이 열립니까? "가슴을 찢어요? 그럴 수 없잖아요."

 

오늘 제2독서에서 우리가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할 때, 예수님이 하셨던 행동을 재현할 때, 우리의 마음의 눈이 열리어 예수님을 알아보게 된다고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하늘을 쳐다볼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를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그것만이 보지 않고도 예수님을 믿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셨던 그 길을 우리의 삶의 터에서 밟아감으로써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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