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먼저 고백의 신비 속으로 ◆......... 김강정(시몬)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24 조회수758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신부님성사주세요...."

             미사 시작에 앞서 아이들이 소매자락을 붙듭니다.

             누가 고백을 하는지 모를만큼 아이들 손에 이끌려 고백소로

             들어갑니다.    

 

             앉아서 숨돌릴 여유조차 없이 따발총처럼 고백을 쏟아놓습니다.  

             자잘한 잘못도 놓치지 않고 죗거리를 늘리며...

             그렇게 시작된 고백은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이것이 나날이 이루어지는 우리 아이들의 고해성사입니다.

             처음 부임했을 때는  도무지 성사를 보지않아 애를 태우더니,

             이제는 성사에 지칠만큼 줄을 잇습니다.   

 

             사제는 행복한 비명을 지릅니다.

             모고백과 모령성체의 위험을 가르쳐온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신체의 키는 크지만,

             신앙의 키는 아이들보다 낮습니다.

 

             고해 성사를 보지 않는 분들도 많고, 고해를 해도 성찰없이

             대충의 기억만 들추는 고백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 그것이 모령성체로 이어지게 되고,

             나아가 성체의 신비를 욕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조심스러운 것입니다.

 

             구교신자들은 성체공경이 예전 같지 않다고들 합니다.

             깊은 공감을 가집니다.

             구교신자들의 모습이 그리워질 만큼

             성체 수난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체공경이 사라지는 세태를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성당마다 장궤틀이 사라지고..

             오랜 전통의 신심은 헌 신심으로 녹슬어갑니다.

 

             성체신심은 제병 한 조각의 믿음으로 변질되어가고,

             감실의 빨간등은 더이상 주님의 현존을 알리는 이정표가 아닙니다.

 

             제단 앞을 무례히 지나치는 건 예삿일이고,

             성전을 잡담과 대화의 공간으로 삼은지도 오래입니다.

             현란하고 요염한 의상을 입은 이와 운동복에 슬리퍼 차림의 이들이

             대조를 이루며 앉습니다.

 

             끊임없이 울리는 핸드폰 소리도 이제는 적응이 되고 맙니다.  

             불경을 범하고 거룩이 사라지는 성전의 모습을 보면서..

             장사치의 소굴로 만들어 놓았다며 의노하시던 주님의 꾸지람이

             마치 저희를 향한 고발처럼 들려옵니다.

 

             차마 있어서는 안될 무례와 불경으로 인해 주님의 전은

             수난을 받습니다.

 

             이렇듯 우리의 고향인 성전을 잃으면서부터는

             마음의 성전도 잃어가고 있습니다.

             성전을 무례히 밟았듯

             이제는 마음의 전을 짓밟고 더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결한 마음과 불량한 양심으로 신앙을 살고,

             허위와 위선의 모습으로 주님을 만납니다.

 

             악습과 죄악을 감추고,

             영성체의 행렬속에 줄을 서며..

             아무런 가책도 없이 성체의 신비를 더럽힙니다.

 

             악습이 죄를 보태고,

             모령성체가 죄악의 깊이를 더해갑니다.

             거룩이 사라지니 신앙도 사라지고,

             그래서 믿음을 접는 이들도 자꾸 늘어만 갑니다.

 

             우리의 마음을 주님께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먼저 고백의 신비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세속이 물들여 놓은 검은 마음을 고백을 통해

             깨끗이 표백해야 합니다.

 

             그런다음,

             성체안에 계시는 주님을 위로해 드리며,

             불경자들이 더럽혀 놓은 얼룩까지도 말끔히 지워드려야 합니다.

 

             성체공경은 자신을 바로 보는 데서 비롯되며,

             합당한 영성체는 가슴을 치는 통회의 다음 페이지에

             맞닿아 있는 것입니다.

 

             불현듯..

             사는게 다 죄라시던 할머니들의 고백이 그리워 집니다.

             정녕 당신들은 자기 죄를 바로 보지 못하는 이들 속에서

             아름다운 고백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 고백을 우리의 것으로 삼아

             믿음을 키워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고백을 통해 성체를 받드는

             가장 아름다운 손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라고..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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